로그아웃 ep.5 소멸에서 재생으로

by Celloglass

앞으로 기회는 지금까지 외면받아온 장소에서 시작된다. 이미 많은 청년들이 귀촌을 선택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리를 선점했다. 누군가는 응원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후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인 사람들이다.


AI가 하지 못하는 일은 이제 거의 없어 보인다. 다만 대자본 입장에서 투자 가치가 낮은 영역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래서 그 틈이 생긴다. 기술이 못 해서 남는 자리가 아니라, 돈이 안 된다고 판단해서 비어 있는 자리다.


로봇과 AI의 결합은 인간의 역할을 계속 밀어낼 것이다. 그러면 남는 일은 따로 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해야만 가능한 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 지금까지 선택받지 못했던 일들이다. 결국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와 책임의 방식에서 남는다.


삶의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무조건 대학을 가는 시대는 지났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AI를 이길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누군가가 꿈꾸던 자리와 역할은 이미 AI가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목표 자체가 바뀌었다는 데 있다.


복잡한 수학문제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그걸 푸는 능력만이 미래의 생존 조건이 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어릴 때부터 감수성을 키우고, 더 넓은 세상을 접하는 쪽이 오래 남을 수 있다. 최소한 학원과 과외로 고통받는 시간을 ‘당연한 통과의례’로 두고 싶은 마음은 없다.


우리는 1.5차 산업으로 간다. 과거 형태의 1차 산업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기술과 노동이 합쳐져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모이고 인프라가 갖춰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미 하우스 재배는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고, 성공 사례도 계속 나온다.


시골 빈집을 고쳐 펜션으로 운영하기도 하고, 폐교를 캠핑장이나 카페로 쓰는 일은 오래전에 시작됐다. 농약은 드론으로 순식간에 뿌린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양봉 농가처럼 피해를 보는 곳도 생긴다. 그런데도 시도는 계속된다. 1.5차 산업으로 간다고 해서 무조건 육체노동만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구조가 바뀐다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예전만큼 장소에 묶이지 않는다. 그러면 더 살기 좋은 터전에서 기회를 찾는 쪽이 합리적이다. 지금의 삶에서 로그아웃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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