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현장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감리 현장은 늘 내가 앞서서 다녔고, 회사 대표가 해결 못하던 일도 줄곧 내가 해결해 왔다.
현장을 더 알고 싶어서 건축공사나 인테리어 공사를 겸하는 회사에 다니기도 했고, 인테리어 현장 소장으로도 5년 정도 일했다.
그렇다. 나는 나름 현장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돌아보면 늘 일을 분배하고 지시하는 입장이었고, 매의 눈으로 감시만 하던 사람이었다.
지금의 역할은 다르다.
이제는 내가 지시를 받아야 하고, 내 손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대세에 지장이 없는 일이고, 주요 공정에 중요한 역할도 아니다. 그냥 보통인부다.
나는 지금,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를 고민하는 순간에 서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떠밀린 환경이고 선택이었지만, 이 시간에서도 무언가를 얻고 싶었다. 단순히 돈만 생각했다면 두 배 이상 받을 수 있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삶을 바쳐온 현장을 등지고 전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싶지는 않았다.
현장 안에서라도 지금보다 편하게 숨을 고르고 싶었다면, 사업을 그냥 접고 취직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모든 게 나에게는 선택지가 되지 못했다.
돈을 위해 선택했지만, 돈만을 위한 선택은 아니고 싶다.
나에게도 꿈은 존재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고 싶었다. 보통인부가 된 것이 내 선택이라면,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려 한다.
그동안 내가 보고도 보지 못했던 부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