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Chu. Ep.2 Heart & D.M.

연결신호

by Celloglass

피드가 올라올 때마다 하트를 눌렀다. 이쯤 되면 내 강아지 같았다.


사진을 보며 감정을 적어 보내면, 어느 순간 배추맘이 답장을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게는 배추맘이 아니라 배추가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친해졌다.


배추 얼굴을 한 아줌마와.


때로는 배추의 마음으로, 때로는 배추에게 마음을 전하는 심정으로 DM을 보냈다. 감정이입이 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강아지를 맡아 키우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 시절을 지나 지금은 반쯤 전문가가 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곁엔 온라인 강아지들뿐이다. 그때 떠나보낸 트라우마 때문인지 쉽게 데려오지 못한다.


혼자라는 점도 이유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만큼, 더 신중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 아이에 대한 죄책감일 수도 있고, 배추에 대한 고마움일 수도 있다. 언젠가 유기견 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단순히 먹이고 재우는 시설이 아니라 스스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곳. 그곳에서 관리까지 받으며 새 가족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유기견’이라는 말조차 사라지게 하고 싶다.


우리는 얼굴도 모른다. 그저 나는 온라인 삼촌, 사각 삼촌으로 불린다. 배추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 매일 DM을 주고받는다. 오늘의 배추를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고, 배추가 할 법한 말을 대신 건넨다.


“애미야~ 괴기 꾸버라!”
“너 밥 많이 먹었잖아!”
“내가 언제? 개 빡치게 하네~”

그래서 ‘개’가 아닌 ‘반려견’이라 불리는 것 같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강아지 맘들은 순간포착을 참 잘한다. 늘 새로운 표정이 담긴 사진을 건넨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이제는 귀여울 나이는 지났다.


배추맘을 통해 보리맘과도 친해졌다. 다른 집 강아지를 기웃거린 덕에 뚜니 아빠, 뭉치 아빠, 율무 누나와도 대화를 나눈다. 서로의 강아지를 좋아해 주고, 그들은 내게 가족의 정을 나눠준다.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사진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가족처럼 연결돼 있다. 진심이 담기면 마음이 움직이고, 그 마음이 모이면 하나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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