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인맥
시간이 날 때면 매일 인스타 릴스를 넘긴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올리다 보면 두 장 중 한 장은 강아지다. 강아지 사진이 나오면 거의 하트를 누른다. 가끔은 디엠도 보낸다.
대부분 반응은 없다. 그래도 나는 강아지하고 대화하는 것 같아서 그냥 누르고 보낸다.
그러다 답을 주고받다 보니 친해진 분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배추였다. 배추맘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내가 알고 있는 인스타 강아지들이 너무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나도 세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중 율무네와는 내가 연결해 주기도 했다.
강아지를 직접 키우지도 않는 내가 배추와 율무를 맞팔까지 시켜줬다. 마음만 먹으면 왕래할 수 있는 거리였고, 서로 합치면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했기에 소개해 준 것이다.
가끔 대화하다 보면 삼촌은 모르는 강아지가 없다고 한다. 인스타만 열어도 내가 다 하트를 눌러 놓은 걸 봤나 보다. 나도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그만큼 애착이 깊었던 것 같다.
배추를 알게 되면서 보리맘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의외로 개 인맥이 늘어났고, 말 그대로 '개판'이 되어 갔다.
하지만 관심사가 같으니 대화는 늘 자연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는 다른 시선도 보였다. 어르신들 중에는 젊은 부부가 애는 안 키우고 강아지만 안고 다닌다며 대놓고 무안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살아온 분들이, 부부의 속사정까지 단정 지어 말하는 게 안타까웠다. 각자 다 이유가 있는데, 굳이 아픈 곳을 찔러 피 나오게 해야만 속이 시원한 걸까.
요즘 젊은 부부들이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귀여움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진짜 자식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인스타에는 입에 담기 힘든 댓글도 달린다.
“얼마인가요?”
“파시는 건가요?”
“맛있겠다.”
등등의 쓰레기 같은 말들로 도배가 되기도 한다.
농담이라고 넘기기에는 너무 충격적이지 않은가?
정말 웃기려고 그런 건가?
사이코패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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