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 없는 현장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공사 소음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도로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집에서도.
새로 짓는 건물도 많지만, 실제로는 부분 보수나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대부분일 것이다.
어떤 현장은 안전모를 쓰고 경광봉으로 차량을 통제하지만, 어떤 곳은 공사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여 위험천만하다.
우리가 잘 아는 건축공사 현장은 법적 허가와 감리 규정으로 어느 정도 통제를 받는다. 그러나 인테리어 공사 현장은 건축법상 허가·감리 대상이 아니어서 안전 관리에 대한 직접적인 장치가 없다. 자재와 관련된 일부 규정은 있지만,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제재 수단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전문가라는 이유로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 그러나 내가 의뢰한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의뢰인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에는 감리 배정 의무가 없다. 법에 그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설계·시공 역시 건축공사만큼 엄격한 법적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일지는 몰라도, 그곳 또한 위험이 상존하는 공사현장이다.
인테리어 공사가 소규모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대형 건물, 아파트, 상가 어디서든 매일같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안전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소규모 인테리어 현장에도 감리를 의무화해야 하지 않을까.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시작해 확대를 논의 중이다. 건설현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테리어 현장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엄밀히 따져보면 콘크리트 공정만 없을 뿐, 대부분의 공정은 건축공사와 다르지 않다. 고소작업도 있고, 밧줄에 몸을 의지하는 위험한 작업도 많다. 그러나 건축공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고 절차나 안전 관리 의무에서 벗어나 있다.
또한 인테리어 설계나 공사업은 등록 요건이 있더라도 기사 이상의 기술자 한 명만 있으면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 사실상 누구라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낮은 진입 장벽은 업의 책임성을 흐리게 만들었고,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만약 당신의 아이가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인력사무소를 찾았다고 하자. 부모는 당연히 안전이 보장된 건설현장에 투입될 거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적 보장이 취약한 인테리어 현장에 배정될 수도 있다.
인력사무소는 단순히 인력을 배분할 뿐, 안전 사항이나 법적 보장을 책임지지 않는다. 산재보험이 가입되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동네 상가 인테리어까지 모두 보험이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칙적으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가입이 누락되거나 형식적으로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크든 작든 모든 공사는 신고·허가 절차와 함께 안전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작은 동네 미용실 인테리어라 해도 보험증권을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각지대가 남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