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토익, 토플, 텝스 다 해보고 말해 봄.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영어 시험이 존재한다. 나는 그중 수능 영어, 토익, 토플, 텝스, GRE를 쳐봤다. 해외 생활 경험 없이, 이 모든 영어 시험 대비를 위해 영어 학원을 모두 다녔고 해당 시험의 일타 강사들의 수업을 들었다. 실제 회화 영어를 엄청 잘한다고 자부할 순 없어도, 영어 시험에 있어서는 산전수전을 겪었다. 결론적으로는 최종적으로 원하는 점수 목표에 도달했다. 각 시험의 난이도를 평가하자면, 수능 영어와 토익은 비슷한 수준인 듯하다. 토플과 텝스가 비슷한데, 수능이나 토익보단 훨씬 어렵다. 그리고 미국 대학원 입학 시험인 GRE는 천상계 수준으로 어렵다.
모든 영어 시험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귀가 따갑도록 하는 말이 있다 “단어 안 외우고 영어 공부 하는 건 도둑놈 심뽀다” 이 말이 정말 듣기 싫었다. 선생님들이 내가 단어를 안 외우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왠지 나에게 하는 소리인 것 같아 혼자 제 발 저렸다. 그런데 양심에 콕콕 찔려도 단어 외우기는 싫다. 지겹다.
그러나 온갖 영어 시험을 보며 깨달은 건 슬프게도 그분들의 말씀은 적어도 “시험” 영어에 있어서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단어를 외워야 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외워야 하는가. 단어장 만들기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능 수석처럼 공부 잘하는 사람들 인터뷰를 보면 단어장을 만들었다고 하는 경우를 봤을 것이다. 단어장은 내가 모르는 단어만 적어서 따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양심에 손 얹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가 기본 단어장에 나오는 단어들을 다 아는가?”
영어 교육 전문가들이 혼신의 힘을 들여 뽑은 필수 단어들만 뽑은 단어장. 솔직히 이것도 제대로 외우기 힘들다. 제대로 외운다는 의미는 이 단어책에 있는 모든 단어는 자다가 깨워도 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단어 외우는 게 너무너무 지루하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원 입학시험인 GRE는 악명 높은 단어 난이도로 유명하다.
단어장을 펼쳐보면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어가 나온다. 이 단어장의 단어 개수는 약 1000개 정도인데단어를 외우지 않으면 문제에 손도 못 댄다. 직장 생활을 하며 이 말도 안 되는 단어들을 외워야 했다.
단어를 외우는 왕도는 없다. 꾸준히 하는 게 답이다. 이 지겨운 단어 암기를 위한 30 분할법을 소개한다. 단어 책은 보통 30일 치로 이뤄져 있다. 1일 차엔 1일 차, 2일 차에는 2일 차를 공부한다. 그런데 만약 3일 차가 되는 날 공부를 못했으면 그냥 건너뛰고 다음날에는 4일 차를 한다. 이 순환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결국 단어책을 한 바퀴 돌리게 된다. 첫 1회독이 가장 괴롭고 오래걸리고 반복하면 할수록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처음 단어장을 봤을 땐 1000개 중에 990개를 몰랐다. 이 단어장을 이런 식으로 5번 반복해서 보면 1000개 중에 990개를 알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단어 암기의 동력은 무조건 단어 시험을 보는 것이다. 당시 다니던 영어 학원에서 스터디 조를 짜줬는데,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 안에서 늘 단어를 외우고 스터디원들과 시험을 쳤다. 스터디조가 없는 경우에는 온라인(가령 오픈카톡방 공부 모임)으로 단어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 약간의 경쟁심, 혹은 벌칙이라는 강제적 모티브가 있어야 이 지겨운 단어 암기가 가능하다.
미드를 보거나 영어 유튜브를 보는 것처럼 영어를 참 공부하는 게 최고로 좋은 영어 공부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산다면, 영어 공부의 목적이 외국인과 의 프리토킹보단 진학이나 취업을 위하여 단기간에 목표 점수를 따야 하는 경우가 99프로일 것이다. 영어 시험을 잘 보고 싶으면 어떤 교재든 기본 단어 교재를 하나 선택하고 거기 있는 단어는 무한 반복을 통해 제대로 외우길 강추한다. 이렇게 단어장 하나만을 마스터 후 다음에 영어 문제를 풀어보면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10개에서 1-2개로 줄어든다. 이 모르는 단어 1-2개들을 모아 그 때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