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흔들리는 이유

by 드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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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은 홀로 빛나야 그 매력을 온전히 발산하고 또 관객들 역시 그에게 온전히 흡수되고 동기화될 수 있다. 하지만 <거룩한 밤>의 배역 구성은 기획 의도에서 알 수 있듯 서현과 정지소 등 여성 배역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고, 마동석은 서브 캐릭터로 빠져 있는 형태다. 시곗바늘을 되돌려 보자. <이터널스>에서 대중이 아쉬움을 표했던 포인트가 무엇이었나. 마동석이 너무 빨리 퇴장했기에, 강력한 존재임에도 극의 중심이 될 수 없는 구조여서가 아니었나. <이터널스>가 개봉한 지 몇 년 지났지만, 아직도 유튜브 등을 떠도는 클립 영상 댓글이나 반응을 살펴보면, “마동석의 통쾌한 귀싸대기 액션이 훨씬 더 많이 배치됐어야 했다”, “마동석을 더 오래 살려뒀어야 했다”며 한국 팬들이 우스갯소리와 함께 아우성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마동석은 자신의 셀링 포인트를 명확히 알고 있고, 대중은 그에 반응했다. 문제는 다양한 재해석과 변주를 주면서, 과소비로 지적받던 요소를 매만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되는 액션, 똑같은 캐릭터에 기반한 마동석 특유의 정체성을 희석하려는 그 시도들 말이다. 그런 방식은 오히려 그의 강점이 묻히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설령 팀플레이를 할지라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톰 크루즈가 그랬듯, 그를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야 한다. 에단 헌트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고층 빌딩에 매달리고, 직접 가면 쓰고 위장해 본진에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고, 모래바람을 뚫고 혈혈단신으로 탈출한다. 그렇게 현장을 완벽히 접수했던 그가 팀원들의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도움을 적재적소에 받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됐던 게 이상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마동석 스스로가 잘 알고 있듯, 대중이 그에게 기대하는 건 호쾌한 액션과 폭력의 육체와 공존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간미에 있다. 그런 다층적인 레이어를 느끼려면 마동석 본인에게 포커싱이 되어야만 매력에 스며들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겠나. 마동석의 매력을 느껴야 하는데, 다른 배역이 우선되거나, 과도한 팀플레이에 밸런스가 분산된다면 결국 마동석이라는 매력 하나로 끌고 왔던 유니버스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물론 정답은 없다. 마동석 본인이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내년에 찾아올 범죄도시 5편부터 마동석 유니버스는 다시 가동되면서 두 번째 페이즈에 돌입한다. 예전 같지 않은 극장 문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갈수록 쪼그라드는 영화판에서 우리가 떠올려야 할 건, 여전히 마동석이 주먹 하나만 믿고 혈혈단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행보를 묵묵히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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