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영화

2020.12.04-2020.12.10

by 드플레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알폰소 쿠아론, 2004)


알폰소 쿠아론은 '사람'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쿠아론의 연출작 목록 중 유독 동떨어져 보이는 이 작품은 사실 쿠아론스러운 작품이 맞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내내 해리 포터의 성장을 주의 깊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를 일찍 여읜 소년이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계, 자아 탐구를 통해 성장하는 전개가 전작들부터 시작하여 세 번째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비록 영화 속 서사를 면밀히 따져본다면 설득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납득 가능한 수준에서 수용이 가능하다. 애초에 판타지 장르물의 특성을 한껏 살리는 작업을 동반하면서 균형감을 유지하는 작업은 상당히 어렵다. 특히나 글이 아닌 영상 매체이지 않은가. 감독은 이 작품에서 세계관 내 갈등 구조를 확장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요소나 각종 설정 등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면서 한편으로는 주요 인물들의 서사를 강화해야만 했다. 알폰소 쿠아론은 요구되는 거의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며 근사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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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마크 웹, 2012)


감독의 욕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감독은 달달한 하이틴 로맨스를 곁들인 피터 파커의 성장 서사와 함께 코믹스 원작 시리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독특한 액션 신을 영화 전반에 골고루 펼쳐 놓는다. 피터 파커 역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피터 파커가 진실을 마주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도 만족스럽지 않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봐도 어딘가 엉성하고, 평범한 고등학생이 도시를 책임지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감독이 담아내고 싶은 요소들이 다소 과하며, 심지어 각 요소들이 근사하게 조화를 이루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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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로보캅(RoboCop)> (호세 파딜라, 2014)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방송으로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영화의 일관된 고발적 태도는 인상적이다. 공익이라는 명분 하에, 도덕성을 저버리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거대 기업의 횡포가 잘 드러났고, 그에 희생되는 개인들의 모습도 적절하게 묘사된다. 윤리 의식을 슬며시 끄집어내서 담론을 유도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공무원을 포함한 국가 세력의 부패한 실태 역시 꼬집는 영화다. 다만, 이 모든 작업이 단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만 기획된 인상이 강하며, 인물 사이의 갈등 구조 속의 서사적인 치밀함과 유기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영화가 다루는 지점들은 독창적이고 새로운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흡인력 자체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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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캅(RoboCop)>(2014)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Blade Runner: Final Cut)> (리들리 스콧, 2007)


극장 상영본과 감독의 재편집본이 다른 영화가 종종 보인다. <블레이드 러너>는 1982년 첫 극장 상영 이후, 여러 차례 편집과 수정을 거쳐 관객을 만났다. 200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우여곡절 끝에 리들리 스콧의 손을 통해 최종판이 공개되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최종판으로 관람해야 감독의 의도와 공명하는 지점을 맛볼 수 있다. 전에 내가 남겼던 글처럼, 초기 극장 상영본에는 데커드(해리슨 포드)의 내레이션을 통한 상황 설명 및 심리 묘사 등이 굉장히 '친절하게' 제시되는데, 이 지점이 영화의 주제의식과 정체성을 흐려놓는 데 크게 일조한다.


리마스터링된 화면이라지만, 감독과 제작진이 구현한 세계관은 2020년에 봐도 위화감 없이 극의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영화의 주제와도 긴밀하게 맞물리며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아니 어쩌면, 미장센이 영화의 부족한 완성도를 집어삼킬 정도로 뛰어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물을 감싸는 자욱한 연기, 형형색색의 광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배경과 장소들이 반젤리스의 독특한 전자 음악과 어우러지는 점이 참 매력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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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Blade Runner: Final Cut)>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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