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영화
2020.12.18-2020.12.24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1)> (데이빗 예이츠, 2010)
볼드모트와 얽힌 해리 포터의 서사는 더 이상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뤄질 수 없다. 물론 지금까지 항상 주변 인물과의 상호작용이 있어왔지만, 특히 전편에서 해리가 가장 깊게 의지하던 덤블도어가 퇴장하지 않았나.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호그와트를 주 무대로 삼지 않는 영화다. 주요 인물들이 호그와트를 벗어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주체의 실존적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더라도 각자 자신의 행위가 불러올 결과를 염두에 두고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크고 작은 심리적 변화와 갈등이 포착된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1)>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2)> (데이빗 예이츠, 2011)
영화를 집약하는 키워드는 '믿음'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불확실해 보여도 서로를 믿고 힘을 합칠 때 비로소 어둠이 걷힐 수 있다. 그 과정에는 뼈아픈 희생과 불가피한 손실이 동반된다. 그럼에도 주저하면 안 된다. 볼드모트와의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정확히 모르는 포터는 자신이 믿어야 하는 것을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을 따르며 몸소 증명해내지 않았는가.
후반부의 결정적인 순간이 슬로 모션을 곁들인 쇼트 전환과 클로즈업으로 강조되는데, 무게감 있는 영화적 요소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인상적이진 않았다. 10년에 걸친 시리즈의 관록치고는 살짝 밋밋한 마무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시리즈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제시되던 복선들이 한순간에 회수되는 방식은 그 자체로 파급력 넘치는 정서적 몰입감을 형성하지만, 사실 그게 영화의 균형감 측면에서는 좋은 전략인지 의심스럽다.
P.S. 최근 몇 주간 다시 여덟 편의 영화를 차례대로 감상했다. 어렸을 때 보고 난 뒤 간직하고 있던 감성들과 괴리가 생겨나는 지점이 종종 있었다. 이번에 영화를 다시 살펴볼 때는 영화의 내적 텍스트에 최대한 집중했다. 소설 원작을 영화에 얼마나 잘 녹여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2)>
<프레데터(Predator)> (존 맥티어난, 1987)
영화는 프레데터가 인간을 사냥하는 이유나 그들의 첨단 기술력에 대한 배경 등을 전혀 설명할 생각이 없다. 이 작품은 적절한 생략과 비약적인 전개로 생겨난 서사적 결함을 시각 효과 및 영화 음악의 전략적인 활용으로 덮으려고 하는데, 이런 시도가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정체를 모르는 대상과의 불공평한 대치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공포감을 잃지 않게 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블러드샷(Bloodshot)> (데이브 윌슨, 2020)
이 영화 말고도 기계화된 인간(일종의 사이보그)의 존재적 정체성을 다룬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간과 기술의 융합이 더 이상 신선하게 인식되지 않는 오늘날에 이런 소재를 다뤄서 대중에게 어필하려면 <로보캅>(1987)처럼 소재에 관한 담론을 다방면으로 확장할 수 있게 내러티브를 설득력 있게 다듬거나, 1인칭 시점을 이용해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 <하드코어 헨리>(2015)에서의 전략처럼 독특한 시도를 동반해야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고도의 특수 효과로 구현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는 장점이 뚜렷한 영화지만, 인물, 배경 등의 서사적 설정과 영화 기법, 음악 등이 제각각 어긋나면서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이루지 못하고 표류하는 인상을 풍긴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 I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