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영화

2021.01.15-2021.01.21

by 드플레

<킬링(The Killing)> (스탠리 큐브릭, 1956)


영화 속 서사 구조를 뜯어보면 각 인물 중심의 플롯의 배열로 분화되어 있다. 각각 배열된 플롯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전개 상의 리듬이 관객의 몰입감을 능숙하게 조절한다. 각 인물의 시간대와 시점이 앞뒤로 맞물려 들어가면서 동일한 사건에 관한 묘사가 보충되기도 한다. 큐브릭의 편집증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미장센, 렌즈나 구도 등을 치밀하게 세팅하여 진행된 촬영이 단박에 존재감을 발산한다. 케이퍼 무비의 시초라 불리는 <아스팔트 정글>(1950)과 더불어 해당 장르의 초기작이라는 점에서, 후대 영화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크 나이트>의 오프닝 시퀀스도 자연스레 연상된다.


<킬링(The Killing)>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잭 스나이더, 2013)


설득력이 떨어지는 플래시백의 활용과 불필요한 인물의 배치로 인해 매끄러운 서사 전개에서 멀어지는 점이 아쉽다. 공간감과 속도감을 극대화한 액션과 촬영 구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러한 연출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릴만한 수준이다. 감독의 성향이 반영된 특유의 질감, 디테일한 설정에서는 일종의 고집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이 작품은 욕심을 덜어내고 예리하게 다듬는 작업에 실패한 듯 보인다. 액션 신 연출, 스토리텔링, 모티프의 활용 등에 있어서 두드러지는 요소들이 각자의 존재감을 자랑하기 바쁘지만 절묘하게 맞물리지 않으니 관객은 이를 온전히 소화하기 힘들다. <배트맨 비긴즈>의 교차 편집이 왜 스토리텔링에 있어 설득력을 챙길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플래시백의 배치나 후반부 교차 편집은 확실히 기법을 서사 구성에 녹여내는 데 있어 매우 허술하게 느껴진다.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아이, 로봇(I, Robot)> (알렉스 프로야스, 2004)


인간-로봇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균열을 내려하는 '독특한' 존재인 로봇 서니의 행동이 끝내 이분법의 논리에 종속되어 버리는 점이 영화의 매력을 크게 반감시킨다. 기본적인 인물 설정은 흥미롭다. 형사 스푸너(윌 스미스)는 로봇을 혐오하지만 신체 일부가 기계화된 모순을 안고 있으며, 이러한 양면성에 근거하여 플롯의 전개가 탄력을 부여받기도 한다. 로봇 3원칙과 충돌되는 자유 의지가 세팅된 로봇 서니는 다른 양산형 로봇과는 구별된다. 인간적인 면모를 습득하며 성장하는 듯한 모습에서 두 종족을 잇는 상징성을 내포하는 존재이지만, 정작 그를 통한 심도 있는 담론의 형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각종 설정상의 표면적인 묘사가 흥미로울 수 있겠으나, 영화는 서니의 존재론적 고뇌로부터 비롯되는 깊이 있는 소재는 건드리지 않는다.


<아이, 로봇(I, Robot)>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Outside the Wire)> (미카엘 하프스트롬, 2021)


오프닝 시퀀스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걸 보면 윤리 테마를 나름 중심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데, 인간 내적의 윤리적 딜레마가 자율성을 획득한 로봇의 윤리관,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얽히면서 소재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소 불명확해진다는 점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로 작용한다. 통제에서 벗어난 인간형 로봇은 늘 사랑받는 영화적 소재였는데, <엑스 마키나>(2014) 등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이 작품은 그를 통해 다루고자 하는 바가 잘 포착되지 않는다. 로봇인 리오(안소니 마키) 대위가 자율적인 판단에 근거해 끝없는 회의와 자기부정을 거쳐 도달한 지점이 자신의 창조주인 미국의 파괴, 전쟁의 종결로 귀결된다는 점도 특정 신의 대화를 통해서만 간략히 제시될 뿐 연출 등으로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한다. 서사와 기법 등 영화적 요소들의 조합이 상당히 조잡해서 유의미한 지점을 뽑아내기도 어렵다.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Outside the Wire)>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 IMDb



여러모로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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