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장녀입니다만… #10

#학교에가서도계속연락온다

by 세레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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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서, 결국 엄마는 방통대 스터디 모임을 비롯하여 출석 수업에 갔다. 솔직히 근 30년만에 다시 가는 학교 생활이라 얼마나 적응하기 어려울까 싶기도 하고, 친구가 생기면 학교 생활에 더 마음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잘 다녀오시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밖으로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대망의 엄마가 학교에 간 날. 나는 아침부터 준비해서 하루 종일 가게에 있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9시쯤인가, 엄마에게서 급한 전화가 왔다.



“책을 안 가져왔어.”


이상하다. 아침에 들지도 못할만큼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가는 걸 봤는데? 설마 가방을 잃어버렸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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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오늘 수업이 뭐야?”


신이시여. 일주일전부터 시간표 뽑고, 전날까지도 카톡으로도 보내고, 카톡을 안 읽어서 문자로도 보내고, 혹시 몰라서 전날 이야기까지 했는데.


“근데 아침에 잔뜩 챙겨간 책은?”

한참을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생각지도 못한 말이 들렸다.



“아. 오늘 수업만 빼고 다 가져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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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그날 수업은 가져간 공책에다가 필기하고, 마침 교수님이 PPT를 제공해주셔서 나름대로(?) 잘 해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엄마에게서 문자가 왔다.


“배고프다. 고기 먹어야지.”

아니, 점심시간에 학생이 누가 고기를? 그것도 점심 시간 끝나면 바로 다음 수업이 있는데!

보통은 좀 간단하게 먹지 않나. 도시락이나 짜장면이나 뭐 그런 거 먹을 텐데 싶었다. 그리고 30분 지나서 또 왔던 문자.


“나 갈비먹었다.”


아, 참고로 우리 엄마는 고기를 파는 음식점을 운영하신다.



“이제 수업 들어간다. 나 너무 똑똑해.”

“내가 1등인 거 같아. 교수님이 말로는 안 했는데 눈빛 보니까 알겠어.”


그날 하루종일 문자가 왔다. 참고로 우리 엄마는 하루에 10,000단어쯤은 말하셔야 그날 ‘말 좀 했구나’싶은 분이다. 말 한 마디 못하고 온종일 수업을 들으려니 갑갑하셨던지, 계속 문자가 왔다. 나중엔 지쳐서 답할 수가 없을 정도. 얼추 시간을 보니까 이제 끝난 시간이 된 것 같았는데 여지없이 문자가 왔다.


“친구들이 나보고 다음주에도 같이 공부하재. 환영식 해준대.”

사교력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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