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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Oct 25. 2024

B2B 콘텐츠 마케팅의 정석

콘텐츠의 본질은 시장과 고객의 수준을 높이는 것

얼마 전 B2B 인바운드 마케팅 컨설팅을 하는 대표를 만나 커피챗을 하며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할수록 콘텐츠 마케팅은 씨 뿌리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정석이며 쉽고 빠른 길 따윈 없으니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잠시 몸 담았던 스타트업은 콘텐츠 마케팅을 꽤나 성공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그곳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배운 점을 정리해 봤다.


1단계. 고객이 궁금해하는 것이 뭔지 찾기

키워드 조사, 고객 설문, Q&A 운영, 웨비나/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장 보편적으로 궁금해하는 지점을 찾는다. 모르는 건 전문가에게 돈 주고 물어봐가면서라도 답을 구해서 알려준다. 그러다 보면 유저들은 ‘여기에 물어보면 답을 알려준다’라는 경험 덕분에 더 깊고 많은 질문을 하러 온다.


당시 서비스 내에서 문의 게시판을 운영했었는데 너무 폭넓은 질문에 지친 담당 매니저가 “우린 다산 콜센터냐”라고 자조 섞인 투정을 할 정도로 다양한 질문을 마다하지 않고 받았었다. 실무자로서는 힘들었지만 덕분에 많은 콘텐츠 ‘글 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2단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작성하기

1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질문은 곧 콘텐츠 후보가 된다. 어려운 말은 되도록 빼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콘텐츠를 빠르게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전문성을 어필하려고 너무 어려운 말로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려고 하면 제작 공수도 많이 들지만 무엇보다 읽 기 힘들어서 오히려 이탈이 발생하기 쉽다.

콘텐츠를 작성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게 진짜 어렵다. 쉽게 쓰면서 또 그 본래의 의미를 흐리지 않고 다 담으려면 정말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쌓는 과정은 서비스 제공자의 내공을 기르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3단계. 꾸준히 배포하기

간단하지만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당시 재직하고 있던 스타트업에서는 주 몇 회 월 몇 회 정해놓고 콘텐츠를 발행하지 않고 글 감이 생기면 바로 쓰고 다 쓰면 바로 배포했다. 데드라인은 언제나 ASAP이었다. 월 배포 횟수를 정해두면 그 횟수를 채우는 순간 그 달 업무는 다 한 것 같이 느껴 실무자는 느슨해지기 쉽기 때문이었다. 대표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백번 이해가 되지만, 실무자로서는 사실 죽을 맛이었다. 콘텐츠는 “이만하면 충분하다”가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주제를 커버할 때까지 쉬지 않고 배포했다.


또 콘텐츠 작성은 해당 주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써야 한다는 믿음으로 모든 조직 구성원에게 글쓰기를 장려했다. 강요해도 어려운 일이고 자칫 우리 팀이 이런 일까지 하는 게 맞냐는 내부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데, 당시 대표님은 “글쓰기야말로 본인의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고 그걸 통해 가장 이득을 보는 건 글쓴이 본인이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평판으로 대외 활동을 하고 별도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장려한다.”라고 소통하기에 스스로 성장 욕구와 욕심이 있는 직원은 에너지가 허락하는 한 최대한 나서서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과 채찍질, 동기부여를 스스로 즐기는 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스타트업 씬이라 느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의 본질은 서비스 홍보나 전문성 어필이 아닌 '고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수준이 높아져야 질문의 수준이 높아지고, 질문의 수준이 높아져야 서비스 제공자의 수준도 같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팀원 충원을 위한 채용도 함께 진행했었는데, 콘텐츠를 통해 업무적으로 도움 받다가 이 회사를 알게 되었다고 하는 지원자도 많았고, 콘텐츠의 질을 통해 회사 및 구성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잘 만든 콘텐츠는 고객뿐만 아니라 잠재 지원자에게도 어필된다는 것을 배웠다, 서비스는 물론 회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학습 자료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또 콘텐츠를 통해 회사를 먼저 접한 뒤 협업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연락 온 경우도 있으니 오랜 기간 잘 쌓은 양질의 콘텐츠는 그 힘이 참으로 넓고도 크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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