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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변호사보다 노무사를 선택하세요

부당한 징계에 맞서라

by 마테오

근로자가 회사의 징계처분에 대하여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신청이 가능합니다. 사내의 가벼운 경징계까지 노동위원회를 통한 당신의 주장을 소구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괜스레 마음고생만 생기므로 실익이 없습니다. 근로자로서 징계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서운한 감정이 앞서겠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처분이 경징계라면 강단 있게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근로자로서 화해의 모습은 인색 제고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매사에 실익을 따지기에 앞서 근로자로서 일부 반성하는 태도는 향후 지속되어야 할 직장 생활에서 아주 현명한 대처의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징계가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못했다거나 양형이 과도하여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분명한 판단이 섰다면, 회사의 중징계 처분에 대하여 근로자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로써 용기 있게 맞설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약자이기에 늘 인내하고 참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권한이 남용되어 부당하게 처분된 것이라면 정당하게 적극적으로 목소릴 낼 필요가 있습니다. 정당한 권리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비굴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의 부당함에 대하여 이의 제기하는 것은 근로자로서 주어진 당연한 권리입니다. 다만, 그 과정과 절차 등에 있어서 경험이 일천(日淺) 하기에 두려움이 있을 뿐입니다.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은 걱정이 앞서고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법률적인 제도 장치가 있기에 그 두려움은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고자 하는 길과 당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으로써 확고한 신념이 있으면 됩니다. 근로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찾는 과정입니다. 주어진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나약함을 보이는 삶이 됩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권리 구제를 신청하기에 앞서 전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지라 고민됩니다.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까요? 아니면 노무사를 선임해야 좋을까요? 물론, 해당 사건의 경중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선택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노동 관련 사건은 노무사를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민·형사 사건과 함께 결부된 사건이라면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권합니다. 필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갈지라도 변호사와 노무사를 모두 선임하여 각각 대응하였습니다.


근로자들의 처한 상황이 천차만별하기에 어느 방향이 좋은 판단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폭은 한정하여 하나의 사내 중징계 사건으로 볼 때, 변호사를 통한 대응보다는 노무사를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더 좋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노무사는 노동법 및 노동사건 전문가로 특화된 사람입니다.

일상적인 사회생활에서의 영역이 아닐수록 전문가들의 영역입니다. 단순하게 판단하면 법률적인 지식이 변호사가 더 뛰어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무사 역시 노무 관련 법률 지식과 사례 경험이 뛰어납니다. 일반적으로 봐도 재무적인 문제는 공인회계사가 전문가이고, 민·형사 사건이라면 변호사가 전문가이고, 가르치는 것은 교사가 전문가입니다. 그렇듯 각자 특화된 전문가가 있는 것이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에 제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공인노무사는 근로기준법, 노동관계법령 등 노동 관련 법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질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부당징계 사건 등을 다룹니다. 특히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위원회의 절차와 관련하여, 노무사는 복잡한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사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합니다. 이와 달리, 노동전문 변호사가 아닌 일반 변호사는 노동법뿐만 아니라 다양한 법률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노동법에 있어서만큼은 노무사만큼 세부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둘째, 노무사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효율적입니다.

노무사의 수임료는 일반적으로 변호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부당징계 구제신청은 근로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노무사를 선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무사를 선임하는 데 있어서 비용이 걱정되신다면, 각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공인노무사를 상주시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익 노무사를 통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료법률 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행 중에 있습니다. 다만, 무료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월평균 임금 기준을 충족하는 근로자여야 합니다. 최근 기준은 월평균 임금 300만 원 미만인 근로자로 확대되었습니다. 현재 당신이 초임 근로자로서 해당 조건에 합당할 경우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필자는 노무사를 선임하기에 앞서 사건에 대한 자문을 구할 때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제공하는 온라인을 통한 자문을 받아보았고, 지역 노동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상담 전문 노무사를 찾아가 사건에 대한 궁금한 사안 및 향후 진행 절차에 대한 안내 서비스 등 무료 상담을 받았습니다. 그런 후에 실제로 사건 위임은 정식으로 지역의 전문 노무사를 선임하여 대응하였습니다.


셋째, 노무사는 노동위원회 절차에 특화된 경험자입니다.

노무사는 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부당징계 구제신청 절차에 대한 경험이 풍부합니다. 노동위원회의 특성과 절차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서류 작성, 증거 자료 준비, 심문 대응 등 모든 단계에서 세심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가 사건 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넷째, 노무사는 근로자와의 밀접한 협력이 가능합니다.

노무사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분석하고, 감정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근로자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며, 근로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노무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노무사는 그가 담당하는 사건은 노무 법률서비스 지원에 한정하기에 당신의 사건만이 아니라 다른 근로자의 사건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을지라도 큰 부담 없이 당신의 사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변호사는 각 분야로 특화되어 변호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민사 사건, 형사 사건 등 의뢰에 따라 무조건 수임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바, 다소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근로자의 부당징계 구제신청과 같은 노동 관련 사건에서는 노무사를 선임하는 것이 실질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노동위원회 절차에 익숙하고, 노동법에 특화된 노무사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사건 해결에 있어 더 높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타, 필자가 경험해 본 입장에서 부당해고, 임금체불 등 노동 관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무사를 선임하는 경우, 근로자가 근무하는 지역의 노무사를 선임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이라고 봅니다. 지역 노무사를 선임하면 좋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역 노무사는 지역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습니다.

지역 노무사는 해당 지역의 사업체와 관행에 익숙하며, 지역 정보력에서 앞섭니다. 또한, 해당 지역 특유의 근로 문화와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 사건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데 있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는 사건 해결 과정을 효율적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도권이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당신이 지역에 근무하는 근로자라면 반드시 지역 노무사를 선임하는 게 좋습니다.

둘째, 지역 노무사는 현지 인맥과 네트워크 활용이 가능합니다.

지역 노무사는 해당 지역에서의 활동 경험과 인맥을 통해 보다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동위원회 관계자들과의 경험, 지역 사업체와의 이해관계 등이 사건 해결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역 노무사는 해당 근로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노무사와의 지리적 가까움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근로자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는데,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까운 노무사는 더 신뢰감과 안도감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 지역 노무사는 근로자와 빠르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지역 노무사를 선임하면 근로자와 노무사 간의 소통이 더 원활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 덕분에 직접적인 만남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사건에 대한 상세한 논의와 자료 교환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현장 방문이나 사건과 관련된 증거 조사에서도 물리적 접근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통이 원활해야 긍정의 에너지가 모아지는 법입니다. 지근거리의 노무사를 선택하십시오.


사건의 조력자로서 법률 전문가를 선택함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판단이고 몫입니다. 해당 사건의 상황에 따라 충분하게 고려한 결정이라면 어떤 결정이든 존중됩니다. 다만, 필자가 회사를 상대로 수차례 부당징계 구제신청으로 직접 겪어본 입장에서 제언해 드린 것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인 당신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억울함을 소구 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 데 주저하시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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