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으로 협업이 필요한 요즈음의 대규모 플랫폼 개발 같은 경우에는 개개인의 생산성을 체크할 여유가 없다. 대신 서로 돕도록 많은 장치들이 존재한다. 위키가 있고, 메신저가 있으며, 의견 교환을 위한 커뮤니티 툴과 소스코드 형상관리 툴이 있고, 대망의 프로젝트 관리툴도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있다. 참고로 관리의 삼성이라는 삼성SDS의 경우에는 위의 모든 툴들을 자체 제작하여 쓰고 계열사에 판매하기도 한다고 한다. (역시 대단...)
위 칼럼에서도 개인의 생산성 지표를 측정하지 말고 팀의 지표를 측정하라고 한다. 팀은 결과물을 책임지는 주체들 중에 가장 핵심이다. 병에 자갈과 모래와 물을 담아 가득 채우듯 다양한 인격들이 제각각 움직이면서 조화를 이루는 팀은 가장 이상적이며 최고 효율을 낸다.
주니어들만 있을 때도 시니어들만 있을 때도, 혼자보다는 여럿이 좋다. 아니, 반드시 여럿이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주니어든 시니어든 사수가 있든 없든 여러명이 모이면, 앞서가는 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묵묵히 받쳐주는 이, 정리해가며 수습하는 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공식의 DNA 배열이 한 성숙한 개체로 변할 때, 머리 팔 다리 몸통 장기 손톱 머리카락 등 알맞게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고 보니 생산성 체크 필요한 곳이 있긴 하다. 바로 1인 창업가이자 개발자(창업자거나 공동창업자)가 그렇다. 개발자 생산성 체크는 1인기업만 가능하고 1인기업의 생산성 체크는 유효하다. 왜냐하면 같이 협업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시간 대비 결과물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다. 오늘 한 일을 일과 시간 동안 못 끝냈다면 일정 지연인 것이고, 과제는 사라지지 않고 내일로 미뤄지고 쌓이게 된다. 생산성 체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약간의 메타인지를 동원하여 나 자신을 실시간 평가하게 된다. 단, 메타인지를 너무 많이 동원하면 그동안 과신했던 자신의 진짜 능력치의 본 모습을 보고 자칫하면 우울해질 수 있으니 명상과 운동은 필수여야 한다.
결국 여러 팀으로 움직이는 중견 규모이상의 회사는 한 방향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될 것 같다. 생산성을 측정하기 보다는 회사 문화 자체가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해지고 보상도 충분한 지를 잘 보는 게, 본전 생각을 바람직하게 대하는 자세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