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개발자랑 같이 일하기
영어가 외국어인 외국인들과 일하기
우리나라 사람, 한국인은 당연히 영어가 외국어입니다. 영어가 외국어인 외국인은 영어가 모국어 쓰듯 쉽지 않습니다. 그러하니 영어가 외국어인 외국인은 모두 같은 조건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전세계의 영어 사용자가 17억 정도이고 3~4억 정도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써야하는 사람들이 12억 이상이라는 말이고, 바로 우리같은 사람들이 모국어로 영어를 쓰는 원어민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원래 미국 살던, 원래 영국 살던 사람들보다 그 외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음을 느낍니다. 말은 잘 안되지만 듣기와 비즈니스 이메일과 업무에 필요한 문서 작성에 대해서는 원어민처럼은 못해도 생계를 위해 배우고 익혔습니다.
특히 생계형 개발자는 영어가 꽤 중요합니다. 영어가 전공이거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일로 먹고 살기 위해 영어는 어쩌면 필수적입니다. 왜냐하면 개발시에 정말 많은 중요하고 희소한 자료들은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개발할 때 중요한 것이 이름 짓는 것입니다. 영어에 익숙하다면 기능을 정의하면서 이름짓기가 수월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코딩은 영문자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반면, 생계형 개발자가 필요로 하는 영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개발자라면 자신감을 가져도 좋습니다. 영어회화를 잘 할 필요도 없고, 화려한 미사여구를 구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프로젝트 발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단으로서의 영어 수준이면 괜찮습니다.
해외 주재원이 있는 회사, 해외 출자한 회사, 무역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평균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해외 현지에 런칭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분야는 프로그래머지만 직접 설계한 거라 시스템도 직접 구축해야했습니다.
코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면 메일, 문자 전송, 결제 서비스와 같은 해외 현지 서비스와 연동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제휴사와 영업 관계가 생기면 통신이나 결제처럼 표준화되지 않은 연동 작업도 해야하는데, 이게 좀 어렵습니다. 해외 현지 개발자와, 그것도 영어로 소통해야 합니다. 이미 복잡하고 크리티컬한 요구사항과 보안절차 등이 필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실수하면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어려울것 같아도 접해보면 늘 느끼는 것은 언제 어느 곳이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전세계 어느 곳의 프로젝트든, 어느 나라 사람 이든 사람사는 모습은 똑같다는 겁니다.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영어로 소통하는 이 모든 사람들은 우리네 이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을 믿기만 하면 됩니다.
그것을 깨닫게 되니 생계형 개발자 영어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계형 개발자 영어는 어렵지 않습니다. 요구한 내용을 구글 번역기에서 어느 정도 번역되는 수준이면 잘 통합니다. 어차피 나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은 영어권에서 일할 뿐 나와 같은 ESL(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영어 사용자;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입니다.
대화 상대는 주로 동남아, 인도, 유럽의 개발자들이었습니다. 미국 본토에는 개발자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본토에 있는 사람들은 안보이더군요. 북미지역으로는 캐나다 개발자 한분과 일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종사하는 분야와 상관이 있겠지요. 주로 유통 IT 분야에서 일했기에 무역 수출입의 대상 국가들이 주된 거래처이기 때문에 미국 본토 개발자들을 보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본토의 그들은 실무보다도 연구 개발이나 특허와 같은 업무를 주로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이처럼 영어가 외국어인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들끼리는 개발 언어, 소스코드로 소통하는 비율도 높습니다. 영어를 그리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소스코드 언어 외에도 외국인과 외국어를 접할 기회가 많고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어로 영어를 쓰는 우리들처럼 그들도 영어에 대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기에 서로 이해해 줍니다. 간혹 영어 원어민 중에 영어 못하는 것을 짜증내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해해주고 도와주고 친절합니다. 겪어보면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하며 친해지기 위해 조금더 노력하는 수준이면 영어로 일하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번외의 이야기일수도 있으나 영어에 관심있고 잘하고 싶다면 개발자가 되어 보십시오. 일거양득, 일타쌍피, 분명 인생에 도움되는 가치가 두배 입니다. 토익 공부, 자격증 공부, 공무원 고시등등 보다 들인 시간에 비해 훨씬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재원 이사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시작할 때 도움이 됩니다.
"너도 나도 모두다 외국인이다. 모두 다 브로큰 잉글리시다. 너처럼 영어 못하는 애들 천지다. 뜻만 통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뱉어라. 일만 잘하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