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Han
나는 빠른 91년생이다.
자존심은 또 엄청나게 강해 편한자리에서는 나이를 물으면 33.8이라며 우기고, 진지한 자리에서 나이를 물을 땐 설명하며 가끔 상황이 복잡해지곤 한다.
학창시절을 중국과 뉴질랜드에서 살았는데, 외국인 친구들에게 빠른이라는 제도를 몇번이나 설명해왔는지 모르겠고, 대학을 조기졸업한 친한 동생이 친구하자며 자꾸 까불어 몇번을 정색했다.
이전직장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직이었는데, 지난 6년간 만나온 수천명의 외국인에게 나이와 빠른의 제도를 구구절절 설명하곤 했다.
나는 항상 불만이었다.
30여년전 부모님이 우리의 정년을 생각하며 계획하셨다는 이 계획이 나는 항상 불만이었다.
이러한 컴플렉스가 모든 빠른에게 있을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에도 나는 동의할 수가 없다.
현재 외국에서 회사생활 하고 있는 내 친형도 빠른인데 그들은 그러려니 하는 모습을 보며 모든 빠른은 그렇지 않고 나만 우기고 있는 것 같았다.
착한 빠른들은 이제 더이상 설명하지 않고 살고 있는데 나쁜 빠른인 나는 아직도 고집을 부리며 설명하고, 빠른이 사라졌다는 소리에 반응 한다. 심지어 만나이 제도가 시작된다니...엎친데 덮친격이다.
결국 서른이 되도 마흔이되도 빠른은 나를 유치하게 만드는 제도 인 것 같다.
이 글을 필두로 앞으로 여기에 내 유치하고 황당했던 삶에 대해 솔직하게 적어볼까한다.
한편으로 또 쓰다 말겠지 싶지만, 혹시 아나.. 언젠가 내 빠른에 대한 컴플렉스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은 누군가 먼저 설명해주고 있는 날이 오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