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추억을 먹고 살지.

가족이 함께 빚는 만두

by 워크홀릭

대한의 hard worker 나의 큰아들,


옛말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고생’이 뜻하는 것은 요즘 말로는 ‘성실한 루틴’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영어에서도 hard worker라고 하면 ‘힘든 일을 한다.’라기보다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일꾼’이라는 뜻이란다.

열심히 일해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집집마다 그 집 만의 문화와 거기에 맞는 음식이 있는데, 우리 집안은 겨울이 되면 만두를 자주 만들고 바둑을 두며 긴 밤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만두의 진심이었던 가정이었던 것 같다.

아빠가 너희들과 함께 만두를 만들었던 건 이런 전통(?)이 있어서란다.

집에서 만드는 만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형식품회사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인데, 만드는 과정이 워낙 쉽지 않아서이지.

그나마 요즘에는 냉동 만두피를 사서 쓰니 일이 줄었지, 예전에는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 주전자 뚜껑으로 피를 일일이 따내서 썼단다.


아빠가 만드는 만두속은,

김치, 돼지고기, 두부, 숙주나물, 당면을 다져서 만든다.

숙주나물과 당면은 삶아서 가위질로 자르고 만두 속은 최대한 물이 나오지 않도록 짠다.

만두속을 비빌땐 서로 잘 붙으라고 계란을 하나 깨서 넣으면 만두피에 올릴때 속이 잘 흩어지지 않는단다.

김치는 씻어서 다지는데, 돌아가신 할머니는 백김치를 쓰기도 하셨단다.


만두를 빚는 스타일은 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동그랗게 말거나, 일자로 만든 후에 몇 군데 집어서 무늬를 넣는 정도면 된다. 빚은 만두는 한 번 쪄서 냉동해 놓고 필요할때마다 꺼낵 먹는단다. 찌지 않고 냉동실에 넣으면 밀가루의 수분이 날아가면서 만두피가 찢어지거든.


아버지, 어머니, 형. 모두 하늘나라로 가고 난지라 아빠에게 긴 겨울밤 그이들과 함께 바둑을 두고 간식으로 만두를 먹을 수 있는 날은 다시 올수 없단다. 하지만 그때의 추억이 평생을 가슴 훈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고 그 기억을 주춧돌 삼아 나의 가정을 꾸렸으니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바쁜 일 끝나면 집에 와서 같이 만두 만들어 먹자구나.


사랑하는 아빠가.

2025.10.13

집만두.jpg

[예전에 음암아파트 살 때 만들었던 만두 기억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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