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의 재테크
검소한 내 아들 斌,
인간이 우매한 것은 지금의 상태가 영속(永續)한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란다.
직장에서 꼬박꼬박 받는 월급은 실업자가 되는 순간 더 이상 신용카드 대금을 막아줄 수 없고, 블랙기업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끝이 없을 거 같지만 꾸준한 이직활동과 커리어를 쌓아가며 탈출할 수 있지만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지.
어린(?) 기업들은 매출액이 늘어서 이익이 많아져야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만 중견기업들을 보면 지출을 줄이고 원가를 줄여서 이익을 내는 기본기가 잘 다져 있단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이 젊은이들은 주식, 채권, 금, 달러에 투자를 통해 단 번에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만 젊어서부터 몸에 밴 절약이 지출을 줄이고 그렇게 쌓이는 돈이 수십 년간 복리의 효과를 만들어내서 부자가 되게 하는 거란다.
짠돌이라는 외부의 비아냥, 나는 언제나 큰돈을 만져보나 하는 조바심을 막아주는 것이 ‘낙천(樂天)’이다. SNS에서 보이는 맛집 음식들에 나는 언제 저런 곳에 가 보나, 언제 돈 많이 벌어 저런 호사를 부려 보나 하는 자괴감은 낙천으로 무장한 optimist에겐 통하지 않지.
사회초년생의 재테크, 최우선은 기초자본의 확보란다.
일단 주거를 안정시킬 수 있는 보증금을 모으는 거지. 갑작스럽게 현재의 거주지를 내어 놓고 집을 옮겨야 하는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니까.
워낙 검소하고 저축을 잘하는 너이니까 빨리 달성할 수 있을게다. 이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주식투자 등도 알려주마.
아빠는 예전 프리랜서 시절, 매일같이 장을 봐서 음식을 차렸단다.
비싼 식재료를 사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신선한 식재료를 사서 밥상을 차리면 돈도 절약되고 맛도 좋으니까. 이때 매일 같이 사는 재료가 두부, 어묵, 콩나물이었다. 셋 다 1천 원에 살 수 있는 재료인데 요리할 가짓수가 많거든.
그때 자주 했던 음식이 콩나물무침인데, 콩나물을 잘 씻어서 프라이팬에 올리고 아주 약한 불에서 다진 마늘, 파, 액젓을 넣고 살살 볶다가 고춧가루, 참기름 뿌려서 좀 더 익힌 후, 통깨를 뿌려서 내면 된다.
재훈이 큰아빠가 우리 집에 왔다가 아빠가 한 콩나물무침을 맛있게 먹고 간 적이 있는데, 아빠의 콩나물무침은 돌아가신 할머니의 요리법을 부엌에서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음식이라 아마 옛 향수를 느꼈겠지.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데 겨울 날 준비 잘하렴.
사랑하는 아빠가.
2025.10.20
[네 생일상에도 콩나물무침은 빠지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