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불

금손을 뛰어넘은 다이아손

by 김주리

친정엄마는

금손보다 한 수위인

다이아손일 정도로

바느질

요리의

인간문화재급

장인이시다.

유명해지지 않으신 게

안타까울 정도로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이다.


여름이면 인견으로

겨울이면 융으로

가을에는 면으로

남편 아들 딸

사위 손자 손녀

올케 오빠의

온갖 옷들을 재봉틀을 이용해 정성껏 만들어주시고

식탁보 쿠션 소파커버 등등

심지어 커다란 이불까지 만들어주실 정도였다


1-2년 전부터 엄마에겐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왔고

아직 고생중이시다.

민간요법을 더 편안해하시기도 하지만

그보다 너무나 화가 나는 건

( 내 잘못이자 죄책감으로 힘들다 ㅠ

유튜브 영상으로 유명한 척추압박골절 전문가라던

친절한 의사의 모습에 속은 것이다.

병원 안 가시겠단 어머니를 겨우

좋은 척추 전문병원이라 설득해 모시고 갔는데.ㅠㅠ )


히포크라테스가

속상해서 울고 갈

인성 9등급의

돈에 눈먼 의사를 만난 후

병원과 양방 의학 자체에

크게 반감을 가지시게 된 것이다.


자녀들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동대문에서 그 많은 양의 무겁고 큰 천을 떠다가

정성스럽게 바느질해서 만들어 주신 이불


작고 여리여리 왜소하신

체구를 가진 엄마의 사랑은

당신 몸의 몇 배는 될듯한

이불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크다.


오늘은 내 자녀의 침대를 바꾸면서

그동안 깔아놓았던 엄마의 이불을 꺼내

청소하다가

왈칵 눈물을 쏟아버렸다.


몇 계절을

몇 해를

사용하는 동안

실이 튀어나와 너덜너덜해진

사방의 모서리들

색이 바렌 군데군데의 자리를 보니

처음엔 쨍하고 뜯어진 곳 없이

멀쩡하고 튼튼했던 이불이

엄마의 건강처럼 서서히

우리도 모르는 사이

계속 망가져간 것 같아

너무나 속상하고 슬펐다.

신이 한 가지 소원만 들어주겠다고 한다면

무조건 엄마가 예전처럼 다시 건강해지게 해 주세요

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애원이라도

구걸이라도

하고 싶다.


할 수 있다면

내 척추뼈를 꺼내어

엄마의 것이랑 부디

바꿔달라고까지

떼를 쓰고 싶었다.


그 무엇을 해드린들

엄마의 사랑과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

신의 존재는 항상 주관적이다.

지금만

객관적으로 신에게 있어주시라고

강요하며 나는 기도를 드린다.

엄마의 건강을 회복해 달라고


춤추시고

바느질하시고

요리하시면서

아프지 않고

활기차게 100세를 훌쩍 넘을 때까지도

건강하게 부디 사시게 해주세요


많은 이들에게 평생 사랑을 베풀고 살아오신

곱고 따뜻한 인성의

나의 하나뿐인 어머니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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