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높여주세요

No. 호칭

by 김주리

일이 많아 너무나 피곤했던 퇴근길...

혼잡한 버스에 운 좋게 자리가 나

앉은 지 얼마 안 되어

잠시 졸았다.


"아저씨!

내린다니깐요! "


아우 깜짝이야!

얼마나 소리가 컸는지..

그 불편한 자세에도

깊게 잠들려던 찰나

어떤 예의 없어 보이는

장년 어머님의 커다란 목소리에

바로 깼다.


승객들

다 집중!


아저씨 문 열어 달라고요 내린다고 했잖아요.

벨을 늦게 누른 건지

눌렀는데 못 열어주신 건지


의사소통의 엇갈림 속에

그 어머님께서 분명

내릴 역 지나서 벨을 누른 것 같다는

승객들의 의견

(오지랖 넓은 뒷좌석 할아버님께서

지나서 눌렀구먼 정류장 간격이 짧아...;;

혼잣말이지만 컸던 소리)



"벨을 늦게 누르셨잖아요

여기서 위험해서 못 내려요"

담 정류장에서 내리세요.

(확인사살;;;;)


"제가 내린다고 했잖아요"

휴..... 뭐라고 혼자 불평불평;;;;

(짜증 섞인 "아저씨"를 속으로도 수도없이 부른 듯 한 말투)


모두가 그만 좀 하란듯한 눈빛..

이미 지나온 버스 어쩌라고;;;;;;;;


그런데 난 정황은 둘째치고

그 어머님께서 수도 없이 불러댄.ㅠ.

아! 저! 씨! 랑 호칭이 조금

거슬리기도? 했고 속상하게도 느껴졌다.


우리는 무언가로 항상 불린다.

이름이라는 게 있고

호칭이라는 게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개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름이야 촌스럽든 세련되든 우습든 멋지든

그냥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응애 응애 할 때 받은 거니까

정 싫으면 개명을 해서라도

다르게 불릴 수 있다.


그런데 개명 안 해도 지어져 있는

조금은

예쁘고 /아름답고 /존중하고 /배려있는 호칭으로

서로 불러주면 참 좋을 텐데...

돈 드는 일도 아닌데 말이다.


아저씨

아줌마

야!

너!

대신에


사장님

기사님

( 버스 택시 화물차... 에 택배, 배달하시는 분들도 모두 기사님이다 )

왜 비행기만 기장님이고 나머지 운송수단은 다 아저씨라고 부르나...

선생님 ( 요즘은 이런 호칭 가끔 듣는 것도 같다)

어머님

아버님

(난 경비서시는 아버님들께도 항상 밤새 안전을 지켜주시고

친절히 해주시고 얼마나 감사한지

항상 아버님이라 불러서 누가 시아버님인 줄 알았다고 ㅋ)

이모님

사모님

고객님



아저씨

진짜 아저씨들이 정말 듣기 싫어하는 오빠의 대체어

아저씨 말고


직업상 그 상황에 불러드릴 수 있는 조금은

존경까지 못하더라도 존중의 말

( 근데 버스 운전하시는 거 그 도로에서 하루 종일

스트레스받고 얼마나 존경받아야 할 일인가)


그때 그 순간

아저씨란

시끄럽고 화난 톤 말고

기사님 죄

송한데 내려야 하는데요

라고

좋게 불러드렸다면


듣는 기사님도

아무 상관없는 제삼자의 승객분들도 모두

좋은 마음이 좋은 기운이 전해졌을 텐데.


우리는 하루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누구라도 부를 일이 있다면

조금만 높여서

존중하는 마음을 살짝 담아

불러드리면 좋겠다.


마음의

음성의

날카로움은

모서리커터기로 조금 잘라내고

약간이라도 부드럽게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사이비 빼고 다 믿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