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NO. 어마어마한 개인정보의 노출

by 김주리

띵동....


누구 씨네 집이죠 우편물 받으세요.

집배원님은 누구 씨네 집인 줄 우편물 안 보고도 아셨다.


몇 십 년 만에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해버렸다.

대학 입학 때쯤 탱크 같았던 휴대폰이 처음 나왔는데 30년도 안되어 우리는

인간을 안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가볍고 대단한 스마트폰을 모두 끼고 사는

그런 매트릭스처럼 발전한 시대에 살게 되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민감도가 점점 커져서

택배용지의 주소를 지워주는 도장까지 1000원이면 살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초등학생이던 그 시절 아니 고등학생?

"우리 집에 누가 살아요 " 이 집의 세대주는 김 아무개예요.

이런 대리석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고급스럽게 세로로 긴 네모 모양의

문! 패! 가

대문 앞에 떡하니 걸려있는 집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개인정보가 과다 노출되는 것인가

사람을 못 믿어서

세상이 험해져서

어린 자녀들에겐

이웃 아저씨 에게조차 인사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게 되는

그렇게 각박해져 버린 사회인데


그 당시 우리의 삶은

어땠던 걸까

우리의 믿음은 어땠던 걸까


세상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사람사이에 나누었던

사랑과 신뢰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참 속상하다.


골목길을 걸으며,

이 집에는 누가 사는구나

"엄마! 이름에 저 한자는 뭐예요"라고

남의 집 세대주 이름의

한자음과 뜻을 물어보던 어린 나는

꿈속에 살았던 기분이다.


앞으로 사람 사이의 신뢰는

돈독해지기보단 더 약해질 것 같은데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따뜻함이 조금은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요즘은 병원에서조차도

이름을 김 * 은 이런식으로 중간을 가려서 표기하는데

이 집에 누가 산다고

(심지어 읽지도 못하겠는 이름의 어려운 한자까지 친절하게 다 표기해준)

문패를 통해 온 천하에 알리며

살았던 그 시절이 꿈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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