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집순이

Ep. 특정 소유욕

by 김주리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 고 생각한다? ㅋ)

아니 좋아했고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 만나고 들어오면 한 3일은 혼자 조용히 있어야 할 정도로

난 외향적인 듯 보이지만 실은 매우 내성적인 모태 내향인이다.

유튜브 정신과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사회생활을 위해 적응하느라 그렇게 보이는

가짜 외향인이란 나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초. 중. 고 생활기록부에는

"침착하고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남의 처지를 잘 이해한다 "

12년 동안 이런 말이 빠지지 않고 쓰여있다.


내향적인 편이다 보니 나에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곳은

바로

"집"이며

그중에서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독서하고 사색하고 십자수도 놓는

나만의 공간

내 방 그리고 바로 대부분의 일을 하는

침대 위이다.


난 원룸에 살지도 않고 아직은 막내인 초딩까지

네 식구가 복작복작 함께 사는 조금은 시끄러운 집의 구성원이지만

내 방을 오피스텔에서 분양받은 나만의 원룸이라 생각하며

이곳에서만은 조용한 일상을 방해받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아늑하고 따스한 방을 위한 제품들을 보면 아무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눈을 못 뗀다.


최근에 강추드릴 수 있는 제품을 발견하였다.

바로 다있소에서 가장 비싼 5000원짜리

무 드 등!

꺄아아~~~~~~~~~~

100평짜리 아파트 안방에서 본 듯한 디자인에

너무나 고급지잖아

웬일이야 웬일이야 너무 좋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칭찬과 감탄을 하며

혼자서 오두방정 난리부르스를 떤다.

어두운 밤에 불을 켜보니

감동은 100배가 된다.

무드등의 불빛만 보고 있어도

마음속에 쌓인 먼지들이 싹 가라앉는 것처럼

편안해졌다.


덥고 누워만 있어도 천국을 느끼게 해주는

포근하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극세사 이불


복도의 불빛을 가려 줄 찾기 어려웠던

파스텔톤의 아늑한 암막 커튼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향기로운 디퓨져


방에 있을 때만은 가장 친한 벗이자

외로움을 달래주는 폭신하고 사랑스러운 인형


가장 읽고 싶은 책들만 모아 깔끔히 정리해 주는

눈앞에 딱 보이는 날씬하고 키 큰 책 장

그리고 최근에 나에게 행복을 준

다있소 무드등


좋아하는 책 한 권과 따스한 코코아와

차갑지만 상큼한 귤


집수니는 그렇게 따스함 속에 차가움

한 스푼 똑 떨어뜨려 행복을 만끽한다.


방을 꾸밀 수 있는 온갖 제품들을 찾아 해매이며

오늘도 나는 방앗간인 다있소를 식구들 몰래 염탐한다.

그만 좀 사라고~~~~~~~


다 필요한 거라니깐~~~~~~~

집수니의 특정 소유욕은 내가 살아있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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