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에 양보하세요

Ep. 험한 말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by 김주리

아고 어찌하쓸까나

이 잡것이

참말로........



구수하고 웃긴 전라도 사투리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자란

나의 어린 시절

할머니 삼촌 고모 이모...


어릴 때 외가댁이나 친가댁을 가면 가끔

무슨 말씀인지 정확한 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어리둥절할 때가 있었다.


뚜렷한 지역감정만큼

팔도 각각의 개성이 강한 우리나라의 언어 명물


"사투리"


구수하고

정겹고

따스하고

웃기고


전라도 사투리는 정말로 웃기다.

분명 욕 비슷한 말을 했는데도

욕인지 개그인지 헷갈릴 정도로 웃길 때가 많다.


우리는 살면서

사람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닌 존재를

만날 때가 꽤? 있다.


그럴 때

욕을 하고 싶어도

내 교양을 지켜야 돼

험한 말을 입에 담음 내 입이 더러워져

등등

욕하면 안 된단 압박 속에 화병에 걸릴 수도 있다.


그냥 욕하자.

대신 예쁘게 해 보면 어떨까?

좀 덜 험하게 해 보면 어떨까?

그것도 혼잣말로


사람은 누구나 욕하고 싶어 한다.

지식 있는 의사 선생님?

모두의 존경을 받는 대학총장님?

과학자?

대통령?

교양 있어 보이는 대학 교수님?

그 누구도 화 안 낼 수 있는 인간은 없고

욕 안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자제하고

또 자제하는 거라 생각한다


가끔 너무 화가 날 때 난 혼자서

그런데 아무도 못 듣게

소심하게 외친다.


아고 이 잡것을

어찌하쓸까나.....

근데 왜 화가 나는데 웃긴 걸까?


유난히 사투리를 많이 쓰셨던

외할머니의 모습과 말투가

바로 내게 빙의된다.


난 많이 화가 날 때

할머니를 소환한다.


천국에서 잘 했다며 웃고 계실

많이 그리운 할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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