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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 Jul 17. 2022

저, 구 씨입니다만.

또 다른 구 씨의 해방.


내 인생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해방을 향하여>이다. 무리 짓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고, 내가 속한 무리의 속성을 ‘옳은 것’으로 단정 짓는 것도 경계한다. 언제나 ‘의심’을 멈추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것이 팬덤현상이다. 가끔 이런 반골 기질이 삶을 거칠게 만들기도 한다. 한 발 늦게 결정하고, 한 발 늦게 의견을 내다보니 회색분자가 되기도 하고, 무시당하기도 한다.  I don’t care.


나는 철저히 개인적인 사람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과 고양이들은 자기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서로를 섬세하게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을 가장 잘 실천하는 생명체가 바로 고양이들이다. 고양이들은 결코 떼로 모여 다니지도 않는다. 나와 생각을 동일시하자고 앵앵거리지도 않는다. 따로 또 같이 있는 듯 없는 듯 개별적으로 조용하고 세련된 몸짓으로 본인의 결기를 표현한다.


해방. 불행과 행복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 그 모든 것이 비교에서 시작된다. 눈이 펑펑 오는 산 길에서 길을 잃었다고 가정해보면, 바람을 막아줄 작은 오두막이 행복이겠지만, 뻔쩍뻔쩍한 도시에서 초라한 집은 불행이 된다. 나는 이런 비교에서 벗어나려 부단히 노력한다.

바위가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있는 것. 나는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자연스럽게.


해방은 ‘기꺼이 혼자가 될 수 있음’을 감수할 때 가능하다. 구 씨의 해방이 어디로 향할지 두고 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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