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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 Mar 25. 2023

이슬아라는 이름, 브랜드가 되다. 1.

이슬아 북 콘서트를 다녀오다.


이슬아 작가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문단 데뷔없이 매일 메일링 서비스로 ‘글 구독’의 세계를 열었던 그녀. 그 글을 모아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을 출간했던 그녀. 계속계속 쓰고, 계속계속 행보를 넓혀 가며 칼럼, 소설까지 쓰기에 이른 그녀.


나는 그녀가 너무나 궁금했다. 글도 글이지만 꼭 실제로 그녀를 보고 싶었다. 그녀의 북토크 소식이 뜨자마자 신청을 했고, 언제나 약속시간 딸랑딸랑 맞춰가는 내가 30분이나 일찍 가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골라 앉았다. 나는 세 번째줄 문 가, 구석진 자리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녀가 나타났다.

가녀렸다. 긴 생머리와 개성있는 이목구비, 긴 귀걸이에 심플하지만 매력적인 옷차림의 그녀는 한 눈에도 ’작가 이슬아‘브랜드 네임에 너무나 어울렸다. 나는 목소리에 많이 좌지우지 된다. 이슬아의 목소리가 무척 궁금했다. 마이크없이 들은 이슬아의 생목소리는 글만큼이나 마음을 끌었다. 낮고 조용한, 적당한 느린 속도의 목소리는, 뭐야 다 가졌네, 부러워 부러워 할만큼 참 좋았다.


작은 책방은 20대 여성들과 간혹 몇몇의 또래 남성들로 꽉찼다. 안그려러고해도, 섞이지 못하는 기름같았으나, 싸인까지 두 시간정도 걸린 토크에 아주 푹 빠져 버렸다.


질문 시간.

독립출판을 해서 1쇄가 다 나갔으나 정산이 늦어져서 2쇄를 찍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알바를 하고 있다는 어느 작가가 이 불안을 어떻게 견디냐고 묻자,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고 다음책을 쓰며 그 불안을 상쇄 시킨다고 했다. 어떤 질문자는 수필을 너무나 잘 쓰는데 굳이 소설까지 범주를 넓힐 필요가 있냐고 묻자, 자기도 그 생각을 멈출 수 없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녀는 명랑하고 밝았다. 스스로는, 천재가 아니라서 주로 명랑하다. 라고 했지만, 그녀의 말대로 그녀는 복희씨(작가의 어머니)영향을 많이 받은 듯 했다. 사랑이 많고 너그러운 분이라고, 그녀는 소개했다.


비건으로써의 자기 생각, 페미니스트로써의 자신의 태도등을 낮지만 설득력있게 그리고 현명하게 하나하나 풀어놓았는데 어찌나 설득되는지 나는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세상 그 어떤 학식 높은 분들의 목소리보다 마음을 움직였다. 심지어 나와 시각을 달리 하는 부분까지 이해가 닿도록 자기 생각을 말하는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졌다.


그녀의 싸인을 꼭 받고 싶었다.

나는 젊은 여성들 틈에 한참을 줄 서서 그녀를 1분여간 단독으로 만났다. 오래 말을 한 그녀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귀걸이 어디서 구하셨어요? 라고 묻고 말았다. 친구 선물인데 우리끼리 한 선물이니까 비싼 건 아닐거예요 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 다정함이라니.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는 망원동 골목 길. 벚꽃 꽃망울이 터질듯 부푼 그 밤. 내 마음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참 아름다운 사람.


나에게 이슬아는 그런 사람이다.


https://youtu.be/QD_6hjZCqO4

이슬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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