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가 끝나고 난 후 -2-

기억의 조각 모음 1편

by 봄의파랑

한정된 시간이라는 건,

생각보다 더 소중해서 보통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자꾸만 하게 만든다. 우리는 머지 않아 헤어질 거고, 또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니까 워너원 콘서트의 인상적인 순간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그 전에 먼저 전체적인 감상평부터 이야기하자면, 11명의 멤버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성장했으며 유닛과 솔로 무대를 비롯해 그들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어서 뿌듯했고 벅찼다.

특히 3일 내내 다른 자리에서 무대를 감상했기 때문에 다각도로 무대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첫날은 4층, 둘째날은 3층 그리고 마지막 날은 스탠딩에서 봤는데 서로 다른 매력이 있었다. 원래 스탠딩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멀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더라. 4층은 공연장 전체가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좋고, 4층임에도 불구하고 워너원을 보러오는 팬들이라 그런지 응원도 잘하고 호응도 좋은 편이어서 노는 재미가 있었다. 3층은 일단 4층에 비하면 시야가 확 트인다는 점이 좋았다. 4층에서도 망원경으로 무대 전체를 보긴 했는데, 3층에서는 멤버들 표정까지도 잘 잡혀서 더 만족스러웠다. (망원경 성능이 뛰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4층보다는 좀 더 공연장에 ‘속해 있는’, 진짜 멤버들과 함께 하는 기분이다. 확실히 편해서 그런지 좌석에서 보면 콘서트가 더욱 선명하게 기억나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무대를 보다 중간중간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그에 비해 스탠딩은 나의 ‘생존’이 관건이기 때문에 그런 세세한 감정들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물론, 멤버들과 눈 마주치는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들의 따스함이 온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잘 빚어진 이목구비 하나하나를 눈에 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최고다. 콘서트가 끝난 후의 여운도 제일 오래 가고, 심지어는 눈 감으면 그 순간의 장면들이 아른거릴 정도로 그 기억이 강렬하다.

지금부터는 중구난방으로 떠오르는, 콘서트의 기억에 대해 서술해보고자 한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여러 편에 나눠서 올리려고 한다. (아마 사랑은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들고, 또 호들갑 떨게 만드나봐.)


(credit. ALLURE HOMME)


#1 성우에게

나는 콘서트 이후 성우에게 거하게 치였기 때문에, 감히 첫번째 장면으로 성우를 언급하고 싶다.

원래도 성우는 그런 사람이란 걸 알았다. 팬들의 손짓 하나하나에 반응해주고, 또 누구보다 다정한 눈빛을 보내주는 사람. 그러니까 그런 아이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다시 한 번 성우에게 감탄하고, 그 섬세함에 감동했다. 마지막 콘서트를 스탠딩 B구역에서 봤는데, 공식 배치를 기준으로 성우와 가까운 구역이었다. 그런데 정말 멘트를 위해 무대 위에 서 있는 내내 팬들을 살피고, 다정한 눈길을 보내고 또 그들이 작은 하트를 하면 작은 하트를 하고, 큰 하트는 큰 하트로, 손 뽀뽀는 손 뽀뽀로, 팬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정말 부지런히 리액션을 해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본능의 지배가 아닐까…) 눈길이 자꾸 갔다. 진영이를 보다가도 자꾸만 성우를 보게 되는, 아무튼 정말 시선이 자꾸 머물게 되는 중독성이 있었다. 물론 얼굴이 너무너무, 신이 조각한 것처럼 잘생겼습니다.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는데, 정말 그 눈빛에 취해서 그대로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았다.

꼭 언급하고 싶은 건 성우가 막콘에서 한 마지막 멘트다. 원래도 감성적이고 섬세한 사람인 건 알았지만 (공카에 시를 써주는 감성이라면) 그 멘트를 듣고 비로소 자신의 말에 진심을 담을 줄 아는, 자기가 하는 말에 넘치는 마음을 담아서 감동을 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확신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사람이라고 믿게 됐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재능도 많지만 성우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아는 사람이니까. 불완전한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 누구든 그렇듯 방황하고 흔들리던 순간을 겪은 사람 특유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그 지점에서 나는 성우의 다음을 기대하게 됐다.


저는 최근에 연습생때 찍었던 단편영화를 봤어요. ‘성우는 괜찮아’라는 단편영화가 있는데, 거기에 혼자 말하는게 있어요. 그 말들이 다 실제로 제가 했던 말을 감독님이 대사에 넣어 주셨거든요. 감독님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면서 내가 진심으로 얘기했던 말들이었어요. 그 대사중에 ‘두려워요. 나는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들킬까봐 겁나요’라는 대사가 있어요. 그 대사를 하고 단편영화를 봤을때는 굉장히 씁쓸했었어요 내가 했던 말이고 진심이기 때문에. 최근에 단편영화를 보는데 그 대사를 보고 되게 기쁘더라고요 왜냐면 나는 지금 미쳐있는 것 같아요. 그 미치게 해주는 존재는 여러분들이고 여러분들에게 미쳐있고 무대에 미쳐있고 음악에 미쳐있고 지금 되게 미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좀 말이 그런데. 진심으로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보면서 불안하지 않았어요. 그게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단 말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저란 사람을 무대 위에서 빛날 수 있게 해주시고 빛을 비춰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계속 여러분들에게 미친 옹성우 보여드리겠습니다. -180603 <One: The World> 옹성우 마지막 멘트 중


솔직히 말하면, 성우가 무언가에 미쳐있다는 게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특히 요즘 들어 삶에 자꾸 회의를 품는 나에게 자신이 미쳐있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너무 대단해 보였으니까. 또 그 ‘미쳐있음’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요소임을 아는 성우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잘할 사람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라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라도 더욱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나는 그가 품은 청춘을 동경하고, 또 사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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