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온도 속에서

묵묵히 하루를 견디며

by 효재

우리는 만남부터 단추가 잘 못 끼워진걸까.



아침 출근길, 오늘도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어쩌면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하지만 매일매일 부딪히며 생활하는 한 공간 안에서,

서로 온도가 많이 차이 날 경우 갈등관계로 번지게 된다.


난, 오늘도 그와 사소한 일로 서로의 감정을 건드린다.

‘언제는 내 말 들었어요? 맘대로 알아서 하세요’

때로는 작은 오해 하나가,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깊숙이 찌른다.

별것 아닌 대화였지만, 마음은 쉽게 다치고, 오래 아팠다.

상대방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말할까? 혹시, 나를 미워하는 걸까?

온갖 생각이 든다. 의욕이 꺾인다.


그 사람 역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위치에 있다.

어쩌면 그 무게가, 말끝을 날카롭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부서 전체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그이기에,

어쩌면 그렇게 말이 거칠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이해하려고 애쓴다.



지난 주에 워크숍을 실시하면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

힘들게 준비해서 실시한 워크숍이지만,

그는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다.

또 무심코 던진 말에 기분이 상하고 만다.

‘식당에 번호 판 붙인 것 말고 한 것도 없구만. 뭐가 힘들어’

속상하다.

밥을 한 끼 먹더라도 메뉴 결정부터 식당 예약까지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워크숍 실시까지 준비나 사전답사 등 할 일이 태산이다.

하지만 그는 눈에 보이는 것만 인정하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휘청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넘겼지만 속에서는 천천히 금이 갔다.


그는 나의 감정을 건드린다.

‘내 양에는 안 차지만..., 다음부터는 내가 해야겠어’

정말 속상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는 나에게 무심코 툭, 던진다.

가끔은 그의 뇌는 필터가 없는 것 같다. 필터링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 마음의 멍이 든다.

그는 아마도 자기가 뱉은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프게 마음에 꽂힌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안타깝다.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기를 미워한다는 사실도 인지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오늘은 그가 2일간 출장을 갔다 돌아온 날이다.

급히 업무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그는 또 한번 기분 상한 말을 툭 내뱉었다.

‘생각 하고 작성한거예요? 보고일이 언제죠?’

‘오늘까지입니다.’

‘왜 이제야 보여주나요?’

그 말에 더 이상 할말을 잃고 말문이 막혔다.

‘우리를 생각 없이 일하는 사람으로 보는 걸까. 아니면 그냥 무심코 던진 말이었을까.’

답답함이 밀려온다.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임을 알기나 할까.

다른 사람의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걸까 싶다.



오늘은 그와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다.

서로의 오해를 풀던지, 그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니면, 진심이 아니라면 그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조언하고 싶다.

의욕을 꺾는 말보다, 노고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말이 필요한 것 같다.


과장이기 전에 동료로서 좋은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네고 싶다.


내가 던진 무심한 한마디. 그가 툭 내뱉은 말 한마디.

때로는 그런 말들이 나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나는 아직 어렵지만, 그 사람을 이해해보려고 한다.


오늘도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온도를 품은 채, 우리는 하루를 견딘다.


#동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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