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자연과 나를 잇는 시간

by 효재

맨발 걷기,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 고요한 공기 속에서 나는 맨발로 걷는다.

딱딱한 시멘트길이 아닌, 흙과 잔디, 이슬 맺힌 나뭇잎들이 발바닥을 간질이는 길 위에서 나는 하루의 시작을 맞는다.


포근한 잔디 위를 걸을 때마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심장을 조용히 두드린다.

처음엔 낯설었다. 신발 없이 걷는다는 것이 어색했고, 발이 차가운 흙을 밟을 때마다 움찔거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감각을 기다리게 되었다.

땅의 온도, 이슬의 차가움, 바람의 숨결이 발끝을 통해 온몸으로 스며들며 나를 깨우기 시작했다.


맨발 걷기는 단지 ‘걷기’가 아니다.

그것은 나와 자연이 다시 연결되는 의식이며,

내 안의 분주함을 내려놓는 조용한 명상이다.


걷는 동안 나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새소리,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강물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은 그저 나를 지켜보며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자연이 말을 걸어올 때, 나는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듣는다.


맨발로 자연 속을 걸으며 하루를 여는 삶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호흡은 깊어졌고, 마음은 덜 흔들리고, 몸은 훨씬 더 가뿐해졌다.


누군가 맨발 걷기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건 나를 다시 나답게 돌려놓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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