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시작
매일 아침, 같은 시간.
사무실 문이 열리고, 그녀는 조용히, 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으로 사무실에 들어선다.
그녀는 아침부터 누군가와 통화하며 당당하게 사무실에 들어선다.
내용은 몰라도, 말투 하나로 사무실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엔 능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숨을 고른다. 오늘은 또 어떤 날이 될까.
그녀는 완벽했다. 아니, 적어도 스스로 그렇게 믿는 듯했다.
꼼꼼하지 않은 업무처리, 아무렇지 않듯 웃는 천진난만함 속에 또 다른 내면을 가지고 있는 그녀.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미세한 칼날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소한 실수에도 날카로운 시선.
칭찬처럼 들리지만 결국엔 책임을 떠미는 말투.
“그거, 이렇게 하면 더 좋았겠네요.”
결국엔 내가 잘못한 게 된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가장 완벽하고 가장 열심히 일한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무기였고, 그 자아도취는 타인을 짓누르는 연기였다.
처음엔 존경이 섞인 경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건 불편함이 되었고,
요즘은 거의 긴장과 자책 사이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
하루가 끝나면 온몸이 축 처진다.
내가 싫은 건지, 그녀가 무서운 건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약한 사람인 건지.
하지만 이상하다.
휴가를 가서 그녀가 사무실에 없던 하루,
어쩐지 사무실이 허전했다.
긴장은 줄었지만, 집중도도 함께 사라졌다.
그녀는 나를 힘들게 만든다.
사소한 것도 모두 과장에게 얘기해서 나를 몰아가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나도 그 불편함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요즘은 그녀의 성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이중성격에 왜 그럴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녀를 보며 문득 떠오른 단어, 리플리 증후군.
거짓이 쌓이고, 마침내 자신도 그걸 믿게 되는 상태.
어쩌면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그 ‘완벽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건 아닐까.
정상처럼 보이지만, 진짜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여전히 매일, 그녀라는 퍼즐 조각을 맞추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