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사람

힘의 크기를 착각했던 시간들

by 꿈부

나를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가진 힘의 크기를 정확히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절실히 느낀다.


숫자로 매겨지는 분명한 크기도,
말로 표현되지 않는 심적 크기도
나는 알아야 했다.


끝까지 해내는 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힘은 중요하다.
그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결국은 내 힘을 얼마나 정확히,

객관적으로 파악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에 있어서 나는 그러지 못했다.

처음엔 잘 됐다.
작은 성공의 맛이 내 힘보다 더 큰 무언가처럼 느껴졌고,
‘계속 잘될 거야’라는 착각은
바뀌어가는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처럼 자기 객관화에 실패한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정책은 연이어 타격을 줬고,
나는 세상을 탓했다.


하지만 결국 구조를 만든 건 나였다.
세상의 돈이 나에게 오지 않고,
내 안의 돈이 세상으로 흘러가게 만든 나.
피, 땀, 눈물로 모아놓았던 자산은
이자와 세금으로 공중분해되었다.


‘누구를 위한 피땀눈물이었을까?’


세상을 등진 익숙한 이름들을 듣는다.
버티지 못하고 파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렇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들을
세상은 비웃는다.
그건 ‘투기’였다고.


정말 그랬을까.
아이 셋의 교육비를 책임지고 싶었고,
내 집을 갖고 싶었고,
조금의 경제적 여유를 누리고 싶었을 뿐인데.
조금 더 욕심을 냈다.
친정도 잘 살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어떤 고난도 버텨낼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지금, 나는 너무도 바닥에 있다.
잠을 이룰 수 없고,
책을 읽어도 불안하고,
강의안을 만들다가도 숨이 가쁘다.

어쩌지.
사는 게 맞긴 한 걸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하나씩 해결해가고 있다.

아직 남은 집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그토록 지키려 했던 집들.
이젠 놓아주기로 했다.

지키는 게 능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를 무너뜨리던 집들이었다.


이제 나는
다시, 0점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모든 걸 리셋하고
다시 쌓고 싶다.

그런 중이다.
살아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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