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사람

우리의 한숨이 말해주는 것

by 꿈부


아무것도 아니었던,

흙수저 조차 없이 자란 70년대 태어난 우리다.


그 시절의 두 딸이 저녁시간을 함께했다.

조금은 잘 살아보자고

자라온 환경보다는 조금 나아져보자고

안 해본 일 없이 애써온 시간 끝에 말이다.


그녀들의 지난 4년은 참 힘들었다.

서로에게 물었다.


“어떻게 버텼을까?”


그리고 대답했다.

복받쳐 웃었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른 채.


“이사를 3번 쯤 한 것 같아.”

“난 그런 수고는 안했지만… 잡이 다섯 개였지?”

“아침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일했잖아.”

“그 사이 책도 썼네, 너.”


술도 없이 안주 두 개에 사이다와 물을 마시며

우리는 살아낸 이야기를 꺼냈다.

그 사이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도 돌아보면서...


시장은 다시 상상하지 못한 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말했다.


“이제 자산을 분산해.

금이든, 은이든, 주식이든…

부동산에만 몰아두지 말고.”


간간이 내뱉는 한숨이다.

우린 한숨이 잦아졌다.

한숨을 달래기 위해 꺼내든 약.


“약 없인 못살지...”


우리의 요즘 모습이다.

하락장 4년을 보내고 난 후의 집주인들일게다.


체력도, 지력도, 정신력도 줄었다.
버티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2022년, 경주 여행을 함께하며
곧 정리되겠지 했다.
2023년, 농막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곧 나아지겠지 했다.

하지만 시장은 규제를 받으며
오히려 불안을 키웠다.

그 사이 만난 임차인들이 무서워
공실로 지켜온 집들이 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임차인의 생각도 달라졌다.
그럴 수밖에.
세상은 임대인을 죄인으로 만들었으니까.


안경 없이는 핸드폰도 못 보는 우리가 되었다.
이제 그녀는 말한다.

“부동산은 얼른 정리하자.
더는 죄인으로 살지 말자.
집 한 채만 지키자.”


그리고 또 말한다.

“아깝다 한 것부터 팔아. 그게 팔려.”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다시 인사를 나눴다.

“잘 살아내자.”

그 말만 남기고 헤어졌다.

이제 다시, 매도 계획을 점검해야겠다.


몇 개의 잡과 몇 번의 이사를 했던

집주인들의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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