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일, 그 무게를 안다
큰 아이가 벌써 스물다섯 살이 되었다.
대학 졸업반으로, 여기저기 지원서를 넣고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일을 했고,
지금까지 쉰 적이 없는 워킹맘이다.
매일 아침은 분주하고,
저녁은 늘 정신이 없다.
아이들이 어릴 때도 일을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의 경제력이 늘 아쉬웠다
그 아쉬운 경제력으로 아이들의 꿈을 줄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버티듯 일을 하다 보면
집안일도, 회사일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은 허무함이 밀려올 때가 많았다.
막막했지만, 그래도 하루를 살아내야 했다.
그런 마음은 직원 면접을 볼 때마다 다시 떠오른다.
아이들을 키우다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해 보려는,
용기를 낸 엄마들이 들어설 때마다 어릴 적 아이들을
키우던 시기로 시간을 되돌리곤 한다.
“나는 해본 적이 없는데, 잘 못하면 어떡하지?”
그 불안한 눈빛 속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모습에 대견해한다.
그들의 도전은
아이들을 위해서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일 테니.
삶의 변화는 결국
‘안 해봤지만 해보는 사람의 용기’로 시작된다.
그래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불안해도 괜찮다.
그저 한 걸음을 내딛는 시도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든다.
지원자들은 대부분 30·40대, 아이 엄마들이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2의 직업으로 중개업을 선택한 그 마음을 나는 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또 다른 길을 찾아보려는 그 간절함을 안다.
내가 돌도 안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중개업 면접을 보러 다녔던 시간이 떠올랐다.
그때 사장님이 했던 말.
“아이가 너무 어린데…”
그 말에 마음이 무너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대표가 되어,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아이를 두고 나온 엄마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다.
아침에 잘 보냈는데도 금세 “열이 났다”는 연락,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
그 불안과 무게를 짊어진 채
엄마들은 늘 새로운 길을 찾는다.
아이들의 학원비라도 벌어보려는 마음으로.
하지만 중개업은 쉽지 않다.
시간도, 체력도, 감정도 많이 소모된다.
어느 직업이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아내려는 사람 앞에 ‘쉬운 길’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대부분의 엄마들이 긴 시간 자리를 지킨다.
엄마의 힘으로.
나는 그래서 안쓰럽지만, 동시에 응원한다.
아이를 키워낸 힘,
두 번째 인생을 열어보려는 용기와
아이와 일을 함께 안고 살아가는 워킹맘의 무게를 말이다.
면접자 중 한 사람을 채용했다.
초등생 두 명의 엄마다.
이 엄마의 하루가 얼마나 치열할지 안다.
그럼에도 새로운 직업에 도전한 용기로
잘해나갈 거란 것도 안다.
그게 엄마니까. 엄마라서.
그 무게가 결국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삶은 무거울수록, 그만큼 더 깊어진다.”
– R. 탤벗
엄마의 무게는 힘겹다.
그러나 그 무게가 바로 내일의 우리를 단단히 지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