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메뉴는 스페셜?
"119입니다 OOO 씨 배우자 되시죠 지금 사고가 나서 OO병원으로 가고 있어요
언제 도착하세요? 네!?!!! 무슨 일인가요 아 남편분이 오토바이사고가 나서 우측 쪽이 다쳤어요 언제 도착하시나요 병원으로 어서 오세요"
주말 친정부모님과 아이들과 가까운 바다로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였다. 남편은 평소에 투잡을 뛰었다. 외벌이가 힘들다며 뛰었건만, 안전한 자동차로 음식배달을 하던 남편이 가까운 거리는 오토바이로 퀵배달을 하던 남편이 갔다 오던 길에 사고가 난 것이다.
톨게이트를 막 지난 뒤 119 전화에 얼마나 놀랬는지 온몸에 힘이 풀리면서 별생각이 다 들었다. 얼굴이 다쳤을까 다리가 부러졌을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까? 팔이 부러졌나, 등등 오만생각이 병원을 가면서 했다. 운전을 하면서도 이상한 생각만 들고 보지 못하니 상상만으로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혼자 최면을 걸며 괜찮을 거야, 했지만 가면서도 손에 진땀이 났다. 같이 탔던 친정부모님도 많이 놀랜 눈치였다.
외벌이여도 남편은 사업을 이어갔지만 자기 원하는 물건을 자꾸 구입하고 그것도 소소 한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 2천만 원짜리~ 7천만 원 ~ 뭐든 돈이 있으면 사는 남편의 욕심은 더욱더 외벌이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집안사람에게 상의조차 안 하는, 돈을 멋대로 굴리고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게 가장인 것인가??
그동안 가게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보며 타지마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꼭 일이 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사고는 내가 조심한들 한순간인데 오토바이 사고는 반반이니 말이다.
죽는 거 아님 사는 거 주위에서 오토바이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생각나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병원응급실에 도착해 보호자 1명밖에 출입 못하여 배우자만 들어갔다 남편은 보이지 않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CT실에서 나오는 검사한 남편이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얼굴과 다리는 멀쩡했고 목을 받치고 있었고, 검사결과는 갈비뼈가 2개가 금이 갔다고 했다. 기흉이다 뭐다 수술해야 하는지 알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어서 남편은 경과를 보자며 입원을 했다. 남편은 내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마주쳤고, 다행히도 다리 팔 얼굴정신은 괜찮았다.
병원에서 시부모님께 전화하니 놀라지 말고 들으시라고 오토바이사고 났다고 하니 목소리에 힘이 빠지며 어떻게 다쳤냐고,, 전화기 너머로 놀래서 소리 지르고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하셨다. 아버님도 놀라셔서
대성통곡을 하시고 고추를 심을 주말이었는데 아들 잃었을까 봐 대성통곡을 하셨다고 한다.
어머님은 부랴부랴 동네 지인차를 타고 오셨고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안되고 출입이 안 되어 전화통화만 할 수 있었다. 밖에서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그래도 마음이 놓이시는지 동네차를 타고 왔다며 집으로 가셨다.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아이들을 친정집에 맡기고 옷가지를 챙겨 남편이 옆에 지켰다. 남편이 미웠다. 당황스러워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평소에도 죽을 거라던 내가 없으면 어떻겠냐던 그런 말을 하던 남편이 막상 저렇게 누워있으니 당황스러워 눈물도 나지 않았다. 잘하는 짓이라고 돈욕심 그만 부리라고 한 소리하고야 말았다.
남편은 하루 꼬박 누워있었다. 갈비뼈 때문인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다음 날 조금씩 움직여 화장실 들락날락하고 조금씩 회복이 되어갔다. 그 후로 시어머님은 병원면회시간에 올 줄 알았건만 아들이 오지 말라고 했다고 안 오는,, 참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 생사를 왔다 갔다 했는데 시간 맞춰오지 않은 시어머님이 놀란 건 알지만 조금은 미웠다. 그렇게 남편은 일을 해야 한다며 4일 만에 퇴원했다. 일주일 있으라고 해도.. 돈,, 죽어서도 돈을 갖고 갈 건지.. 참 알 수는 없다 자영업자라 이해를 한다만,, 자기 몸이 상하는데도 저러니 참 대단한 거 같기도 하다.....
뼈가 붙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 나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과부(寡婦)가 안된 것에 감사해야 하는지 참,,
다행이지만 남편이 참 밉다. 미워죽겠다!!!! 생활력이 좋다고 해야 할지, 저런 일이 일어날 때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눔아 정신 좀 차려라 예전에도 오토바이 타고 사고 난 적 있었다는데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아이 같은 남편을 어떻게 길게 보고 살지 참으로 답답하다. 4월의 마지막은 참,, 화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