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ep 9.
0359
삐익-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호각소리를 못 들은 것은 아니었다.
달려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모두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기에
나는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고,
그제야 거울 속의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0409
주변의 당부를 무시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집단적 레이스에서
이탈했다는 점은 나에게
꽤나 큰 마음의 짐으로 작용했다.
이때부터였을까,
내가 나인 것에
증명이 필요하게 되었다.
삶의 위치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던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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