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몹시 따가워 숙소에서 머물던
해운대의 겨울밤
자정을 넘어 두 시간 가까이
추위에 전혀 흔들림 없이 곱고 감성 있게
해변무대 홀로 서서 노래를 들려주었던
아름다운 청년
어디선가 조용히 듣고 있을
창문 너머의 관중들을 위해 불러 주었던
따스한 그 목소리
그 밤 추위를 피해 달아난 수많은 관객들은
그가 모르게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브라보를 외치고
마지막엔 앵콜을 외쳤을 것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배웠다
사심 없이 두려움 없이 외로움도 없이
한겨울 숯불처럼 맑고 붉게
그 마음을 지켜가야만 하는 것이다
문학이 죽고 연극이 죽고
음악조차도 외로운 시대에 한 청년의 노래는
한겨울 숯불 속에 조용히 숨 쉬는
작은 불씨로 살아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