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발견 3

함석헌 편

by 조헌주


실제로 많은 시들을 남기기도 했지만 함석헌의 말들이 아름다운 것은 시적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아들에게 단 두 마디 가르침을 전했다고 한다.

不學禮, 無以立. 不學詩, 無以言.

“예를 모르면 사람 앞에 설 수가 없고, 시를 모르면 말을 할 수가 없다. ”

사실 별 이야기 아닌 것 같지만 사람에게 이 두 가지 교육 외에 뭐가 더 필요한가.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예라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데서 저절로 나오는 마음가짐의 표현이다.

핵심은 사랑, 인仁이다. 시라는 것은 시인들만 쓰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모든 명문들은 시처럼 씌어있다. 말은 불완전해서 생각이나 현상, 사상 등을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미지와 같은 감각, 비유, 상징 등을 통해 언어로 그림을 그린 것이 시이다.


함석헌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세상이 거친 바다라도 그 위에 비치는 별이 떠 있느니라

까불리는 조각배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눈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역사가 썩어진 흙탕이라도 그 밑에 기름진 맛이 들었느니라

뒹구는 한 떨기 꽃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뿌리박길 잊지 마라


인생이 가시밭이라도 그 속에 아늑한 구석이 있느니라

쫓겨가는 참새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사랑의 보금자리 짓기를 잊지 마라


삶이 봄풀에 꿈이라도 그 끝에 맑은 구슬이 맺히느니라

지나가는 나비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영원의 향기 마시기를 잊지 마라


함석헌 저,《함석헌 저작집 세트》, 한길사, 2009.

-「마음에 부치는 노래」 (제23권 『수평선 너머』)



https://www.khan.co.kr/article/20090330173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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