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편
물이 불을 이긴다는 진리를 모두가 알지만 한 바가지의 물로 한 수레의 불을 끌 수는 없다고 맹자는 말했다. 낙숫물이 돌을 뚫는 거와 마찬가지로 한 바가지 한 바가지 계속 부어야만 진리는 증명되는 것.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물에 의심을 품을 때 불은 꺼지지 않고 정의는 묻힐 것이며, 우리가 요즘 피부로 느끼는 기후변화에 무감각해지고 트럼프와 같은 사람들이 지도자가 된다면 인류는 멸망의 길에 다가갈 것이다.
맹자가 말하였다. “인이 인하지 않음을 이기는 것이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으니, 지금의 인한 자는 한 잔의 물로써 한 수레의 나무에 붙은 불을 끄는 것과 같다. 꺼지지 않으면 이르기를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니, 이 또한 인하지 않음에 도움이 심한 것이다.
또한 마침내 반드시 망할 따름이다.” (맹자)
함석헌은 말한다.
길은 실낱보다도 더 가는 오직 하나의 길이 있을 뿐이다.
사람의 양심은 양심에 의해서만 움직여진다. 옳은 일을 위해 한 목숨을 희생했을 때 우리의 혼은 그 힘을 최고로 발휘한다. 지배자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양심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다. 이것은 역사상에서 많은 실증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비폭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자기 희생으로 비폭력의 길을 걸어도, 아니 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단번에 되지 않아도 그 투쟁을 거듭하는 동안 혼의 힘은 가속도적으로 높아간다. 맹자가 이미 가르쳐주었다. 한 잔 물로 한 수레의 섶에 붙은 불을 끄지는 못한다고. 그렇기 때문에 비폭력운동은 영웅주의가 아니다.
뒤에 뒤에 이어 서는 씨알이 있어야만 된다. 씨알은 자기가 부서짐으로써 바위를 이기는 물의 알이다.
함석헌 저,《함석헌 저작집 세트》, 한길사, 2009.
「세계 평화의 길」(제12권 『평화운동을 일으키자』)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
인승불인(仁勝不仁), 유수승화(猶水勝火)
1. 핵심 의미
"어진 것이 어질지 못한 것을 이기는 것은, 마치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즉, 도덕적인 선(仁)과 정의는 결국 악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
2. 맹자의 경고
맹자는 이 말을 단순히 "착하게 살면 무조건 이긴다"는 낙관론으로만 쓰지 않고, "현대인들의 문제"를 지적함.
부족한 노력: 물 한 잔으로 수레 가득 쌓인 땔감의 불을 끄려다가 꺼지지 않으면, "역시 물은 불을 이기지 못해"라고 남 탓을 한다는 것.
결론: 인(仁)을 행하되 아주 조금만 베풀고는 "왜 세상이 바뀌지 않느냐"라고 포기하는 태도를 경계함. 이는 결국 인(仁)을 아예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인하지 않은 것에 힘과 정당성을 실어주어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라고 봄.
결국 인의(仁義)의 힘은 절대적이지만, 그것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물이 불을 압도할 만큼의 꾸준하고 진실한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한 지혜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