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있는 사람이 절에서
새우젓국을 얻어먹을 수 있지.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

by 박언서

사랑하는 아들아!

자대에 오니 어떠냐? 할 만하지? 아무래도 한 2주 정도는 지나가야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겠지? 처음에는 누구나 낯설고 서먹하기 때문에 함부로 물어보기도 좀 어렵고, 그렇다고 내 맘대로 할 수도 없고 정말 어려운 때가 바로 막내 시절이지. 이런 때 동기라도 있으면 화장실 한쪽에 모여 수군거리기라도 할 텐데 동기가 없는 네 심정을 아빠는 이해한단다. 하지만 아들! 그렇게까지 소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대 생활에 대하여 모르면 서슴없이 물어보고 해야지 혼자서 판단하면 너만 더 고생이란다. 청소도구는 어디에 있고 쓰레기는 어디에 버리고 걸레는 어디서 어떻게 빨아서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 등 소대의 막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하여 네 직속 선임에게 수시로 물어보고 상의해야 너도 편하고 직속 선임도 편하단다. 네가 잘못을 하면 네 선임도 동반 책임을 물게 되니 의문사항에 대하여는 꼭 물어보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란다. 동기가 없으면 직속 선임하고 잘 지내면 되는 거야.

아들!

자대에서는 편지를 별도로 출력하지 않고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서 읽어 볼 수 있다고? 그런 시간은 충분히 있는지, 그리고 아빠가 너무 자주 써서 널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구나. 혹시라도 네가 불편하면 좀 줄이지 뭐! 아빠 생각에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의미를 담는 것이 있다면 일기가 될 것이고 그다음은 편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아빠는 매일매일 일기는 쓰지 않지만 하루 중 무엇인가 의미를 기록하는 글은 개인적으로 남겨 놓기는 하지. 이렇게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글을 자주 쓰는 이유가 편지라도 읽으며 하루의 피로를 잊어버리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또한 일과를 마치고 읽는 편지가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서 가능하면 자주 썼던 것인데, 한편으로는 아빠가 편지를 너무 자주 쓰고 편지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 같아서 남들이 보면 파파보이가 아닌가 생각할까 봐 이제부터 자주 쓰는 일을 좀 자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부대의 막내가 편지 핑계로 컴만 붙잡고 있으면 그 또한 이상적인 행동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해하거라.

엊그제 토, 일요일에는 바쁜가 전화가 없었니? 시간 되면 전화도 자주 하거라 필요한 것이라도 있으면 붙여주마!

이제 네가 맞은 업무를 완벽하게 터득할 때까지 힘들어도 열심히 잘 견디리라 생각한다. 행정 업무라는 것이 때로는 야근도 해야 하는 것이며 휴일도 없이 해야 할 경우가 있을 텐데 그래도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단다.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단다. 밥 잘 먹고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2012.04.17.(화)

좋은 아침이다. 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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