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결정의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란다.

보고 싶은 마음에 늘 아쉬움이 남는 면회에 시간이 야속하다.

by 박언서

아들!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오래 기다렸는데 시간은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고 가버리는구나.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엄청나게 정체가 되어 밤늦게 집에 도착했단다. 아빠가 말로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너의 면회 날짜를 많이 기다렸단다.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너를 만나고부터 흘러가는 시간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고 묵묵히 가고 있더구나. 하긴 잡을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시간 앞에서 어쩌겠니? 그렇게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다목리를 출발했단다.

네가 부대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엄마는 부대 앞까지 차를 대고 바라봤으면 하시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셨단다. 차를 돌려 출발을 하고 우린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오다가 아들은 잘 있으리라 믿고 집에 갈 걱정을 했지. 차가 얼마나 밀릴 것인지 집에 몇 시에 도착할 것인지 말이다.

사람은 항상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지금 알고 있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야 한다고 말을 하지. 하지만 널 대학 때문에 처음으로 인천에 떼어 놓고, 두 번째에는 000 보충대에 그다음에는 ○○리 신병교육대에 그리고 이번 면회를 마치고 다목리에 떼어 놓고 오는 아빠 엄마의 기분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었단다. 아빠가 집으로 오는 동안 운전을 하면서 지금하고 있는 일이 우리 가족을 위해 중요하지만 널 부대로 들여보내고 걱정이 앞서는 마음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단다.

널 직접 보니 우리 아들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워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흐뭇한 마음이었단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네가 결정하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탁월하고 현명한 선택 그리고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너를 떼어 놓고 왔으니 묵묵히 너를 믿고 있어야 하는데 아빠의 조바심이나 지나친 관심이 너에게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단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란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네가 이해를 할 것이다.

아들!

앞으로도 너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 중에 네가 혼자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점점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빠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좋은 현상이지. 그동안은 아빠의 의지와 결정으로 움직이고 따랐지만 네가 아빠 엄마를 떠나 인천에 간 순간부터 “박○○”이란 독립된 인격체로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 실수 없이 살며 적응하는 것을 보고 대견함을 느꼈단다. 그만큼 네가 성장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 지난번에 면회 때 말한 것처럼 지휘관으로부터 널 발탁하여 타 부서 전출을 권고받으면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보고 판단하는 결정이 바로 너에게 책임감까지 부여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훈련은 조금 힘들어도 군번줄이 풀린다는 너에 말에 아빠는 잠시 네가 훈련을 어려워하기에 선택을 잘못했다고 생각을 했지만 너의 선택에 있어 훈련을 감수하고라도 군번줄이 풀리는 것을 선택했으니 더 이상 지나간 일에 대하여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훈련이 아무리 어려워도 네가 결정한 선택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그 탁월함을 능력으로 보여 줄 수 있도록 스스로 위로하며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테니까 말이다.

또한 사회나 군대도 마찬가지겠지만 윗사람을 모시기보다 아랫사람과 소통하기가 더 어려운 법이란다. 따라서 현명한 농부는 스스로 일을 하지 않고 일꾼을 잘 활용하는 것이란다. 마찬가지로 현명한 선임이라면 졸병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지. 흔히 말하는 것이 당근과 채찍이라는 것이 있지. 적절한 당근과 적절한 채찍으로 다스려야지 너무 잘해주거나 못해주면 불만이 팽배하다는 것이란다. 선임으로서 위엄을 보이고 가벼이 행동하지 말고 대원들을 잘 통솔하는 군인이 된다면 앞으로 사회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단다.

이제 면회의 들뜬 기분은 정리가 되었겠구나. 앞으로 외박이나 특박, 휴가는 네가 일정을 잘 조절하여 필요에 따라서 적절하게 활용하고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전화는 자주 하길 바라며, 혹시 엄마한테 말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빠한테 전화해서 마음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아빠 엄마의 마음은 네가 건강하게 복무하고 잘 있다 전역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니 목적 달성을 위해 밥 잘 먹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2012.05. 08(화)

밥心 - 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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