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그동안 비가 너무 내리지 않아 곡식이 타들어 갈 지경이었는데 단비가 내리는구나.
휴일은 잘 보냈니? 아빠는 토요일에는 초등학교 동창 여자들이 오랜만에 시골에 온다기에 덕규 아저씨랑 봉사를 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단다. 아빠가 시골에 살고 있으니 그래도 옛 친구들인데 맛 집을 데리고 가서 점심도 사주고, 수덕사에 가서 관광도 하고, 상가리에 가서 막걸리도 먹고 저녁 늦게까지 여기저기 다녔더니 어렵더구나. 어제 일요일에는 점심 먹고 동생은 공 차러 간다기에 데려다주고 엄마랑 할머니 댁에 가서 고추밭에 말뚝을 박고 할머니가 조금이라도 편하시라고 밭고랑에 폐현수막도 깔았단다. 아빠야 늘 하는 일이니 그렇겠지만 엄마는 오랜만에 하는 일이라서 땀을 많이 흘리며 고생하셨단다.
아들! 이번 주까지 훈련준비하나? 차근차근 준비해서 야전에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단다. 어차피 군대는 훈련에 연속이고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아직 일주일이란 시간이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고 말이다. 덜렁대면 그만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단다. 사람은 악조건에서 살아봐야 감사함을 알 수 있듯이 일주일의 훈련이 야전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집(부대 내무반)에 대한 그리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동료들과 숙영 하며 생활하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훈련이 끝나면 특박을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아무래도 부대의 여러 가지 조건에 부합되어야 가능할 텐데 그 또한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빠가 예전에 말한 것처럼 부대 밖의 생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지금의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란다. 물론 특박이나 휴가가 너의 계획에 맞게 시시적절하게 활용이 되면 더욱 좋겠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여건에서는 너 개인의 일정에 절대 맞출 수 없는 것이란다. 군대는 조국이 있기 위한 최선의 조직이기 때문에 나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군인의 의무이자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후임들이 제법 들어오는 것 같구나. 아빠가 늘 말하지만 항상 너그럽게 생각하고 후임들로부터 존경받는 선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단다. 다시 말하면 내가 아무리 상대방을 좋아해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사가 되는 것처럼 네가 아무리 후임들을 사랑해도 그 후임이 널 존경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니? 서로에게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정확하게 임하길 바란다.
여기는 할머니, 외할머니도 잘 계시고 다 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아빠는 이번 주부터 업무가 바쁘단다. 6월 5일까지 주중에는 시간이 어떨지 예상을 할 수가 없을 것 같구나. 항상 아빠가 하는 말을 기억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그리고 엄마한테 전화 좀 자주 해라.
2012.05.14.(월)
비요일에 아빠가. 밥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