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네가 잠을 자고 있어도 가는 것이란다.

인생의 시간은 절대 재촉할 필요가 없단다.

by 박언서

연일 계속되는 무더워가 본격적인 여름인 것 같구나.

널 만나고 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구나. 다음 주부터는 아빠가 바쁘게 진행되는 일이 있어서 6월 초까지는 주중에는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문득 지난번에 네가 한 말이 생각나는구나.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게 다고! ○○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단다. 세월은 네가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도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시간들이 거쳐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 있게 마련이니 누가 빨리 가란다고 가는 것도 아니고 흘러가는 시간 동안 너에게 얼마나 유익한 경험을 갖게 해 주는지 차근차근 생각을 해본다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을 좋아할 이유도 없단다. 만약 어느 부분을 건너뛰고 세월이 지나간다면 그 공백은 어떠한 노력으로도 메울 수 없을 것이니까 말이다.

이제 면박도 끝났으니 앞으로 특박을 나오고, 100일 휴가도 나오고, 정기 휴가를 나오면 군대생활 절반은 지나가잖니? 또한 이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하고 상병, 병장까지 진급하다 보면 분대장도 달고 졸병도 들어오고 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것이지 갑자기 세월이 지나간다면 너에게 중요한 과정을 잃어버리는 결과밖에 더 있겠니? 만약에 아침 먹고 잠이 들어 저녁에 깬다면 네가 자는 동안 못 먹은 점심은 평생 먹을 수 없는 결과와 마찬가지로 네가 지금 병장을 단다고 전역일자가 빨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절대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란다. 아빠가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지금 네가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는 것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적응하는데 꼭 필요한 최고의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군대가 아니면 그리고 지금처럼 젊은 나이가 아니면 그 어디에서도 돈을 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경험인 만큼 슬기롭게 극복하는 모습이 필요하단다.

부모는 자식이 나 보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자신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겠지.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지. 또한 누구나 어느 정도 성장 한 후 느끼는 것이겠지만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초등학교부터 공부를 한다면 서울대학도 갈 것 같은 마음이지만 그것은 마음뿐이지 실제 다시 한다 해도 결과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타고난 운영일 테니까 말이다. 지금 나에게 처해져 있는 현실을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현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낙심하고 포기를 한다면 인생에 있어서 발전도 없고 항상 스스로에게 피곤을 만들며 세상을 어렵게 사는 사람일 것이다. 과연 넌 어떤 인생을 살고 싶겠니?

넌 아빠가 그동안 살아온 과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만 아빠가 생각하는 인생이란 젊음은 용기로, 결혼 초기에는 사랑으로, 중년은 책임감으로, 말년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산다고 생각한다. 젊어서는 세상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현실을 그렇게 만만하지 않고, 그렇게 허비하는 세월 속에서 간신히 취업을 하면 직장 또한 만만하지 않고, 처자식이 생기면 그 또한 만만하지 않고, 자식을 키우며 온갖 정성을 들이고 공부를 시키지만 자식 키우는 일 또한 만만하지 않아서 부모는 늘 걱정을 가슴에 담고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과정은 항상 경쟁이라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그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란다. 그래서 내 아이는 조금이라도 더 잘되길 바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이 당장은 어려워도 그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너에게 좋은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하루하루를 헛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을 지금까지 보여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보고 싶구나.

아들! 매일 먹는 밥이지만 밥이 있어 행복을 느끼며 밥心으로 잘 살아라!

2012.05.15.(수)

밥心 컴편지

작가의 이전글후임병들에게 너그러운 선임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