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는 아들

그래 잘하고 있어!

by 박언서

아들에게!

○○! 연휴가 시작되었구나. 어려운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한 것을 축하라도 해야 하나? 군인이라면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인데 주변에서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아빠도 덩달아 걱정을 했단다. 엄마가 전화를 많이 기다리는데 군장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그런가 싶구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고 힘이 들었는지 아니면 할 만한 것인지 아빠도 궁금하구나.

아빠는 오늘 아침 일찍 동생이랑 할머니 댁에 가서 모내기를 하고 왔단다. 작년에는 네가 하던 일인데 올해는 동생이 했지. 엄마랑 작은 엄마도 오셔서 도와주고 일찍 끝냈단다. 그리고 삼촌네랑 같이 점심을 먹고 집에 와서 엄마는 소파에서 연속극을 보고 있고 동생은 과외 가고 아빠는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단다. 엄마는 네가 전화라도 오면 면박이라도 갈까 생각 중인데 전화가 없네? 엄마는 네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다. 또한 어려운 훈련을 무사히 마친 아들 모습이 궁금한가 봐.

오늘부터 연휴가 3일이나 되니 너하고 통화를 못하면 아빠는 할머니 댁에 가서 일을 더 해야 하거든. 가뭄이 너무 심해서 양수기도 고치고 제초제도 해야 하는데 뜨거워서 한낮에는 못하고 아침 일찍이나 저녁에 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그러네. 우리 아들이 있었으면 같이 가서 하면 좋은데 말이다. 동생은 꾀병만 하고 말을 잘 안 듣거든. 그리고 일은 혼자 하면 능률도 안 나고 어렵잖아.

아들!

이제 훈련도 마쳤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겠구나. 부대에 신병도 속속 들어오고 순환이 잘 되는 것 같구나. 요즘은 가끔 카페를 통해서 너의 소식도 가끔씩 듣고 있단다. 면박을 다녀오신 부모님들이 ○○이 잘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좋은 칭찬을 해주셔서 아빠의 마음이 뿌듯함을 느끼지. 늘 아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대견함을 느낀단다. 이렇게 어려운 훈련도 무사히 마침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며, 그만큼 네가 성장했다는 의미도 되었을 것이다. 또한 훈련 중 작전을 하면서 동료들과 전우애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꼈을 것이며, 이제야 군대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선임이 되고 전역도 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군대는 아무리 똑똑한 졸병도 선임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경험이라는 것 때문이란다. 이제 조금 알겠지?

아들!

아빠도 다음 주까지만 바쁘면 조금 수월해진단다. 항상 모든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밥 잘 먹고 엄마를 위해서 전화 자주 해라. 그리고 훈련 무사히 마치느라 고생했으니 휴일 편안하게 쉬어라. 이제 그만 쓰고 아빠도 막걸리 한 사발 먹고 쉬어야겠다.

2012.05.26.(토)

즐거운 토요일에 그리운 아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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