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입대 115일이 되었구나

by 박언서

아들에게!

어제오늘은 날씨가 선선하구나.

오늘 5월의 마지막 날이며 입대 115일이 되는 날이구나. 꼭 따지려 한 것은 아니지만 아빠가 100일 되는 날을 기념하여 편지를 쓰려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늦었구나. 이제 세월이 지나고 보니 여유도 생기고 동료들과 부담 없이 어울리며 생활하리라 생각한다. 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잘하기 때문에 아빠가 그리 걱정은 안 한단다.

어제는 아빠가 사무실에서 회식이 있어 저녁을 먹는데 우연하게 의무경찰 하는 젊은이를 만났는데 네 중학교 동창이더구나. 사대부고로 가서 떨어지게 되었다며 널 잘 기억하고 있더구나. 그 친구는 충대 사회학과에 다니다 1학기 마치고 의무경찰을 지원하여 내년 7월에 전역한다더구나. 이름이 “홍◌◌”라고 한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다. 집은 우리 아파트 밑에 쪽에 산다고 하고 고등학교 때 많이 놀아서 충대에 갔다고 하더구나.

어제 일을 생각하면 세월이 참 덧없이 간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한 자리가 아들 친구와 같은 술자리라니 말이다. 그 친구는 경찰서장 차를 운전하더구나. 아빠가 너에게 의무경찰을 가라고 권유를 했는데 고사하고 현역을 갔지만 나름대로 목표의식도 있고 했겠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면 후회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일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우쳤을 것이다. 아빠가 너에게 권유한 이유는 직접 경험을 해서 잘 알고 있었으며 젊은 시절에 피할 수 없는 일이 군대 생활인데 직업이 아니면 경찰이란 생활을 어떻게 알 수 있겠니? 우리 생활 중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경찰인데 군대생활을 통해 나름대로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권유를 했단다. 하지만 네가 극구로 거부를 하여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 지나간 일을 뭐 하려 하느냐 하겠지만 네 친구를 보니 그런 생각도 들고 그 친구가 왜 의경을 권유하지 그랬냐기에 아빠로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 그러는 것이니 이해하거라.

아들!

네가 이 편지를 받을 때면 엄마 생신날 일 수도 있으니 잊어버리지 말고 전화드려야 한다. 군대 간 아들에게 생일 축하 전화를 받으면 엄마가 얼마나 기쁘겠니? 여자는 작은 것에도 기쁨과 만족을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앞으로 다가올 결혼 생활이 무난할 것이다. 꼭 이번 주 일요일을 기억하고 멘트에 생신 축하드린다는 말도 잊지 말아야 하고! 알았지?

그리고 지난주에 할머니 댁에 모내기를 다 했단다. 할머니가 네 걱정 많이 하시기에 잘 있다고 말씀드렸단다. 동생이 일을 도와줘서 아빠가 편했지.

이제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구나.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언제 시간이 되면 네가 특박을 나오던지 아니면 면박을 가던지 생각해 보자.

PS : ∇∇이 7월 3일에 000 보충대로 간다고 영장 나왔단다.

2012.05.31.(목)

아빠가! 밥心 출력_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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