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군인에게도 영향이 있을까?

발목 부상이 걱정되어~

by 박언서

아들!

더운데 어떻게 지내니? 올여름은 벌써부터 가뭄으로 농촌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란다. 할머니 댁에는 다행히 지하 관정이 있어서 모내기는 했지만 다른 곡식들은 타들어가고 있어 비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단다.

넌 요즘 발목 접질린 것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너무 무리하지 말고 초기에 잘 챙겨야지 조금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하면 나중에는 더 어려울 수 있으니 네 몸은 알아서 관리하고 군의관이 검진에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네가 느끼기에 아프면 참지 말고 진료를 받고 그래도 나타나지 않으면 외진을 신청해서 확실하게 치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 특히 군대에서 다친 것은 젊다는 이유로 대충 치료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단다. 세상에서 아프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니? 어쩔 수 없이 부상을 당하는 것에 대하여 졸병이라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아프면 바로바로 진료를 받도록 해라.

아들! 면박을 받았다며! 엄마 그러는데 네가 상황에 따라서 동료들과 하루 나와서 노는데 쓰던지 아니면 엄마가 한번 간다고 하던데 잘 생각해서 미리 전화해라. 그래야 엄마도 준비를 하고 아빠도 일정을 잡으니까 말이다. 요즘은 동생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매일 엄마랑 다투기만 하고 신뢰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빠가 말을 안 해도 걱정이란다. 아빠가 동생에게 보건 계통의 전문대라도 가는 것이 앞으로 전망도 좋고 취업도 잘 되니 그렇게 하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럴 모양이다. 그래도 인지도가 좀 있는 대학을 가야지 후진데 가면 공부는 안 하고 노는데 만 신경 쓰고 자격증도 못 따고 졸업하면 뭔 소용이 있겠니? 그래서 수준이 있는 대학을 가고 수도권으로 가야 공부도 하지 지방으로 가면 술이나 먹고 어영부영하면 나태해질까 그런 것도 걱정이란다. 하긴 다 저 하기 나름이지만 대학부터는 사회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빨리 알아야 스스로 공부하지 않겠니? 그런 것을 빨리 느끼려면 경제적으로 발전한 도시로 나가야지 지방 시골에 있는 대학을 가면 막걸리만 먹다가 세월 다 가버리고 말지.

이제 네가 입대한 지 5개월로 가는구나. 밖에서 보는 세월은 참 빠르게 가고 있다. 벌써 1년에 절반이 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는 것도 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 같기도 하고 눈만 뜨면 하루가 가는 느낌이니 아빠도 나이를 먹긴 먹나 보다. 하긴 아빠도 앞으로 10년이면 정년이니까 많이 했다. 큰아빠가 말하기를 아빠 성질에 공무원생활 1년도 못할 줄 알았는데 10년을 했다고 이해가 안 간다고 하시더구나. 그래서 아빠가 그랬다.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이 참고 사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게 진리 아닌가?

네가 엊그제 한 말처럼 군대생활 편하던 고생하던 군대는 다 똑같다는 말이 바로 정답인 것이지. 아빠가 항상 말하는 것처럼 모든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은 우연이 아니고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있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인연이라고 생각하며 신뢰를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다친 다리는 항상 조심하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밥 잘 먹고 늘 부탁하지만 짧게라도 엄마한테 전화 자주 드려라.

2012.06.04.(월)

밥心_손편지

작가의 이전글벌써 입대 115일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