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겨울

by 불멍

온몸을 꽁꽁 싸맨 채로
아무 일도 없는 얼굴로
그저 걷는다.


꽁꽁 얼어붙은 바닥 위에
마음을 툭, 던져버린다.


유리 조각처럼 미끄러진 그것이
그 자리를 몇 번 굴러
어디에도 머물지 못한 채

다시 몸 안으로 스며든다.


분명 차가웠는데,
손끝도 대지 않았는데,
그렇게 다시 따뜻해진다.


지금 이 겨울은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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