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아닌 쉬어가는 글
삼팔선 그어놓고 우리끼리 싸울 건가
넓은 땅 모퉁이에서 쪼잔하지 않나
확전 하자
행성 전체를 반으로 나눠
철망치고 지뢰 놓자.
인류 딱 두 편으로 갈라
피 터지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금 긋자
중국 반 뚝 잘라 남북국시대 열자
유럽도 토막 내자
나누자, 너는 아프리카 나는 남아메리카
핵폭탄 대도시에 쏘자
도쿄에 쏴 천만 명 죽이자
모스크바에도 한 방 보내자
런던도 아비규환 만들자
서울도 얻어맞고 쭉 뻗자.
로마에 쏴 콜로세움 허물자
이집트의 피라미드
아테네의 신전 부수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허물자
얼마나 통쾌한가 이 전쟁
얼마나 거룩한가 이 성취
나무도 죽였다, 매미도 죽였다
행성은 견고한 돌덩이
이슬이 발 디딜 곳 없는 땅
달과 형제 되고
목성과 친구 되고
마침내 외롭지 않은 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