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울던 날
"까 까 까 까 까 까 "
까치가 우는 날은 엿장수가 왔다.
병도 받고 쇳조각도 받고 고무신짝도 받았는데 엿판에 끌질하는 건 엿장수 맘대로였다.
강냉이도 퍼 줬는데 길례가 찌그러진 양재기 갖고 나와 성한 양재기에 받아 갈 때 대훈인 또 놀려댔다.
"찌그러진 양재기에 고기 두 점 있는 게 뭐게"
여자애들은 볼 붉혔고 남자애들은 웃었다.
사실 엿장수가 엿쪽 내는데 쓰던 그것이 끌은 아니다. 목수의 끌보다 훨씬 넓적했고 용도도 달랐으나 마땅한 이름이 없었던 탓에 그렇게 불렀다. 공회당 지을 때 목수들이 떼어 내던 나뭇조각이 엿조각 같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사만은 김삼만의 행동대장이다. 큰 동네는 큰 동네대로 작은 동네는 작은 동네대로 웃것이 있고 아랫것이 있다. 작은놈이나 큰 놈이나 헤드 있고 핸드 있는 몸과 같은 이치다.
게임에서 중간보스가 더 화려할 때 있듯 김사만도 가끔 그랬다.
의정부에서 오는 엿장수와 고양리에서 오는 엿장수가 있었는데 의정부에서 오는 엿장수가 후했다.
어느 날 김사만이 엿쪽 짜게 떼 주던 고양리 엿장수 엿 먹였다. 그 후로 걔는 오지 않았다.
누더기 옷 입었어도
춤출 수 있었으면 좋겠네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내년에 또 왔으면 좋겠네
까까 까까 까까
엿장수처럼 너를
불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엿 동강처럼 나를
떼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네
여자가 남장을 하고
남자가 여장을 하고
나는 언제 한 번
쟤들처럼
붙었다 떨어지고
떨어졌다 붙고
이천 원에 입안 가득
행복을 물려줄 수 있을까.
대천 해수욕장에 각설이 공연이 있다. 주인공 배 볼록한 걔가 5학년 때 전학 간 양재기다.
나와 한 반이었는데 통신표엔 미를 받았다. 양도 있었고 가도 있었으나 소량이었다.
수는 없었다. 특기 및 지도사항엔
'머리는 좋으나 노력이 부족함'
걔는 엿질 함부로 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이천 원에 행복을 물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