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털실 팔찌를 차다

by 이부작

미신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자신만의 미신이나 루틴을 가지고 있는지요?

어제오늘(토, 일) 이부작은 시골에 다녀오느라 장시간 운전을 했는데요,

저에게는 나만의 운전 미신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가용 안 룸 미러에 걸려있는 조그맣고 네모난 티벳 목걸이를 차 출발하면서 또는 졸릴 때 수시로 만지면서 속으로 기도하는 루틴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해*/은*/엄마/아빠, 오늘도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티벳에서 부적 목걸이를 티벳 소년에게 선물 받은 '아주 먼 옛날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글을 작성해 공유하겠습니다. 여하튼, 다행히도 이 목걸이를 차 안에 놔두고 난 후 차량이 크게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사고는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면허증을 따고 지금까지 사고 난 게 차 범퍼가 살짝 맞닿아 접촉한 거와 주차해 둔 제 차를 초보 운전자가 파킹 하면서 흠집을 낸 게 전부이네요. 이게 모두 다 티벳 목걸이 때문은 아니겠지만,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다고 생각하니 차를 운전할 때 마음속에 여유가 생겨서 더 안전운전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여행기는 행운의 털실,

미신(믿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행운의 털실 팔찌를 차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 안에서 내일 트레킹 계획을 세우며 목적지에서 지도를 찾아보았다.

내일은 아마도 티망(timang, 2270미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침대에 누워 무스탕 책도 읽고 오늘 사용한 금액도 계산하면서 일기를 적는데 꼬마 아이들의 공격 때문에 체력을 많이 고갈 당해서 잠이 쏟아졌다.

방에 불을 끄고 잠들기 전 내 양손 팔목에 묶여 있는 털실 팔찌가 눈에 들어왔다.

행운의 털실, 이 팔찌를 얻게 된 계기는 이렇다.

오전에 나디에서 아침식사를 끝냈을 때 그곳 롯지에서 일하는 중학생쯤 보이는 여학생이 다가왔다.

그 학생이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로 내게 말했다.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되었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자기는 16살의 학생인데 부모님을 도와서 이곳 롯지에서 일을 하고 있고 시간이 날 때마다 털실로 팔찌를 만들어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팔찌를 차면 히말라야의 신들이 나를 보살펴줘서 이번 트레킹 내내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이니, 구경해 보고 마음에 들면 한 개 사달라는 것이었다. 팔찌를 훑어보니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이 팔찌를 차면 트레킹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부적 같은 느낌이었다.

"How much is it?"

"It's 100rs."

'100루피면 너무 비싼데......'

옆에 꺼멀에게 어떻게 할까 물어보았다.

꺼멀은 가난한 학생을 도와주면 좋지 않겠냐는 눈빛이었다.

'그래, 이 팔찌로 인해 이번 트레킹은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을 거야'

개중에 좋은 것을 골라 즉석에서 양 팔목에 묶었다. 내가 순순히 팔찌를 사주자 다른 팔찌들도 골라보라고 했다. 정중히 사양하고 롯지를 나섰다.

'트레킹이 무사히 끝나고 한국에 돌아와서 이 팔찌를 풀어야지, 팔찌야, 나를 잘 보살펴 주렴……'

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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