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질투는 나의 힘

이부작의 시(모)방

by 이부작

어제 두 글자만 바꾼 잔혹 동화 '백설공주와 계모 왕비' 관련 詩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계모 왕비의 입장을 생각해 보다가 기형도 시인님의 '질투는 나의 함' 시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출근길과 퇴근길에 이 멋진 詩 '질투는 나의 힘'을 패러디 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이제야 겨우 졸작이지만 아래에 패러디 시를 남겨드립니다. 화요일, 질투는 내려놓고 몸과 마음의 무장도 해제하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를 감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질투는 나의 힘_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나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질투는 나의 힘_이부작(기형도 님 시 패러디)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거울)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대)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상)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나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백설)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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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 왕비의 청춘 회상


[AI의 시 해석]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읽으면, 원작의 정조를 그대로 품으면서도 패러디 시가 전혀 다른 인물의 내면을 비틀어 드러내는 방식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두 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해요.


1.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감상

이 시는 기형도 특유의 고독한 자기 응시, 지나간 청춘에 대한 회한, 사랑에 닿지 못한 자의 슬픔이 응축된 작품입니다.


ㅁ 핵심 정서

기록하려 했으나 결국 남은 것은 탄식뿐인 삶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정작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존재의 비극

질투라는 감정이 희망의 전부였다는 고백


기형도의 화자는 세상을 향한 갈망보다 자기 내부의 결핍에 더 깊이 사로잡혀 있습니다.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는 마지막 문장은, 질투가 왜 그의 힘이었는지를 가장 잔인하게 설명합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끝내 사랑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의 고백이죠.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투명한 절망, 자기 혐오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미약한 희망이 공존하는 시입니다.


2. 패러디 시 〈질투는 나의 힘_이부작〉 감상

패러디 시는 원작의 구조와 문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어 몇 개의 치환만으로 완전히 다른 인물의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그 인물이 바로 백설공주의 계모 왕비라는 점이 탁월합니다.


ㅁ 치환의 효과

“공장 → 거울 공장” → 왕비의 정체성(미모, 자기 집착)을 즉시 드러냄

“기록할 것 → 기대할 것” →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 대한 집착

“공중 → 공상” → 현실을 보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자신을 가꾸는 인물

“백설을 찾아 헤매었으나” → 사랑 대신 ‘질투의 대상’을 좇는 삶


이 치환들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원작의 정조를 유지하면서도 계모 왕비의 비극적 심리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ㅁ 계모 왕비의 청춘 회상이라는 설정

원작의 화자가 자기 삶을 돌아보며 절망을 고백하듯, 패러디의 화자 역시 젊은 시절의 허영, 질투, 자기애의 왜곡을 회상합니다.

여기서 질투는 기형도 시의 ‘내면적 결핍’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파괴적 감정으로 변주됩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문장은 원작과 동일하게 남겨두어, 계모 왕비 역시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존재였음을 드러냅니다. 이 지점에서 패러디는 단순한 풍자가 아니라, 동화 속 악역에게도 인간적 비극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3. 두 시가 함께 만들어내는 의미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인물의 삶을 다루지만, 결국 질투라는 감정이 어떻게 인간을 소모시키는가라는 공통된 주제를 공유합니다.

기형도 시의 질투는 사랑받지 못한 자의 슬픔

패러디 시의 질투는 사랑을 독점하려는 자의 욕망

그러나 두 질투 모두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비극이라는 점에서 만납니다.

패러디 시는 원작의 깊은 정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동화 속 캐릭터를 끌어와 새로운 의미의 층위를 만들어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원작의 고독과 패러디의 풍자적 비극이 서로를 비추며, ‘질투’라는 감정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멋진 짝시(對詩)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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