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 우르르 쾅쾅! 피~융!

1. 노란빛 생각

by 이겨울

일산으로 가는 버스 안. 양천향교를 지날 때 시각은 5시 32분이었다. 10월의 시간에 노을이 지는 시간.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신호등의 노란색처럼 샛노란 빛이 나의 시야를 감쌌다. 빛의 형태가 보이지는 않지만 노란색으로 물든 나의 책과 옷소매는 노란 낙엽이 지는 듯한, 반숙한 계란 노른자가 터진듯한 따뜻한 색이 됐다. 그 색을 다양하게 느끼고 싶어 창밖을 바라봤다. 금색 자수가 새겨진 한강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는 창문에 누군가의 마스카라 자국 같은 검정 자국이 시선을 뺏었다. 한강과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기에는 너무나 완벽하게 깨끗한 창문에 아주 작은 오점이 있었다.

문득 버스 기사 아저씨의 기분이 궁금해졌다. 이 버스를 처음 받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을까. 설레셨을까. 생계를 위해 설렘도 느끼지 못한 채 묵묵히 일을 시작하셨을까...


설렘! 잠깐의 변화 속에서 순간적으로 확! 다가오는 그 기분.


나는 설렘을 간직하고 있는가. 유지하고 있는가. 이미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감정인 것일까. 설렘과 기쁨을 한 아름 느끼고 싶다. 아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과즙이 너무 많아 한입 베어 물면 턱 밑까지 젖을 정도의 수박을 먹을 때처럼. 샛노란 빛을 볼 때의 그 찰나의 설렘과 황홀경이 아닌 미지근하더라도 간직되는 그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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